어머니, 공부는 유전입니다…한국 학생 본 美교수의 팩폭

2025-06-08

2년 전 나온 책 『유전자 로또』는 여전히 회자하는 ‘문제작’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만 2~3세 때부터 맹렬히 학습하는 한국 사회에서 “공부 잘하려면 타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캐스린 페이지 하든(심리학과)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교수는 “공부 잘하는 유전자를 타고나야 공부도 잘하고 사회적 지위뿐 아니라 부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책에서 주장하는 말이 맞다면, ‘7세 고시’로 모자라 ‘4세 고시’를 치르는 한국의 유별난 교육열은 소용없는 짓이다. 공부 잘하는 유전자를 물려주지 않았다면 아이에게 그 어떤 것도 기대해선 안 되는 걸까? 설령 그렇더라도 아이의 성공을 위해 양육자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도발적인 주장을 하는 미국의 행동유전학자 하든 교수를 인터뷰하기로 한 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경로로 그를 접촉한 끝에 지난달 이메일 인터뷰에 성공했다.

Intro 4세 고시, 소용없다?

Part 1 어머님, 공부는 타고나는 겁니다

Part 2 그래도 환경은 힘이 셉니다

Part 3 그런데 공부 잘해야만 성공하나요?

✍ 어머님, 공부는 타고나는 겁니다

아이에게 피겨스케이팅이나 축구를 가르치면서 김연아 선수 혹은 손흥민 선수처럼 되길 바라는 양육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학습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일찌감치 서둘러 열심히 시키면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는 게 불가능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1등도 아니고, 한국에서 비슷한 또래 사이에서 상위 10% 안에 드는 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하든 교수는 “유전자가 시험 성적, 대학 진학 등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가진 각각의 유전자가 학업성취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 통계적으로 예측하는 ‘교육 다유전자 지수’를 만들어냈다. 하든 교수는 “이 지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완벽하게 예측하진 못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지수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왔나요?

199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백인 1000명의 교육 다유전자 지수를 산출했는데, 이 지수가 높을수록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았습니다. 지수가 높을수록 고학력자도 많았어요. 교육 다유전자 지수가 가장 낮은 그룹의 경우 10명 중 1명(11%)만 대학을 졸업했는데, 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은 10명 중 5명(55%)이 대학을 졸업했을 정도예요. 차이가 상당하죠? 그리고 이 지수가 낮은 학생들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될 가능성도 높았어요.

머리가 좋아야 수학을 잘한다는 의미인가요?

1994~95년에 고등학생이었던 미국인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교육 다유전자 지수가 높으면 수학 과목에서 더 높은 성취도를 보였어요. 고등학교에선 미적분 같은 고급 수학을 배우는데요, 이때 수학을 잘한 학생들이 이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요. 반면에 교육 다유전자 지수가 낮은 학생들은 수학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그러니까 유전자가 수학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부모가 공부를 잘하면 아이도 공부를 잘하겠네요? 유전자는 결국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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