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고객 잡아라"…은행권, 나라사랑카드 경쟁 치열

2025-03-11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군장병들이 의무적으로 발급하는 나라사랑카드는 장기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20대 남성 고객을 매년 수십만 명씩 확보할 수 있는 '황금알'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 중으로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3기 사업자로 선발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2033년까지 사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나라사랑카드는 징병검사부터 군복무와 예비군까지 급여 이체, 신분증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체크카드다. 국방부가 지정한 대행 기관이 사업을 수탁해 총괄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은행이 1기 사업자를 맡았고 이어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공동으로 2기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사업권 입찰을 앞둔 은행들은 군 관련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사업자인 국민은행은 군 마트, 교통, 커피, 영화 등 주요 수요처에서 최대 20~35%의 청구·환급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빗썸과 제휴를 맺고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군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업은행 역시 KT군공중전화요금 자동이체 시 10% 할인 및 의무복무 중인 현역병사 대상 상해보험 무료가입 등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고 있으며, ‘IBK장병내일준비적금’의 금리를 최대 7.5%까지 높이는 등 금융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외부 컨설팅을 통해 나라사랑카드 사업과 연계한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기관솔루션부 내 전담조직을 꾸리고 운영하면서 사업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더십 특별채용’을 신설해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전역(예정)장교 특별채용을 실시하는 등 신규 채용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사업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매년 20만 명에 달하는 신규 입대자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대부분의 입영 장병이 사회초년생인 만큼 제대 후에도 나라사랑카드 발급 은행과 거래를 이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병장 월급이 150만 원대로 오르는 등 장병 급여도 늘어날 예정이라 이를 통해 유치하는 월급계좌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8년의 긴 운영기간과 비용 등에 있어 부담이 있긴 하지만, 평생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20대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이 크나큰 이점"이라며 "매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올해부터 병사 월급이 인상돼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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