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롯데 내야진이 실책 퍼레이드였던 10일 경기를 이겨내고, 환상적인 삼중살을 만들어냈다.
롯데는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힘겹게 이어지던 5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무엇보다 전날 경기에서 무너졌던 수비가 곧바로 안정감을 되찾으며 팀 승리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불과 하루 전 상황은 정반대였다. 롯데는 10일 사직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0-13으로 대패했다. 선발 알렉 감보아가 4이닝 동안 8안타 3볼넷 8실점(3자책)으로 부진했을 뿐 아니라,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이 팀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날 기록된 안타는 4개였지만 실책은 무려 5개였다. 유격수 전민재를 시작으로 1루수 나승엽, 2루수 한태양(2개), 3루수 손호영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실책이 터져 나왔다.
전민재는 2회 포구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나승엽은 3회 선두타자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뒤 송구마저 빗나가며 고개를 숙였다. 한태양은 4회와 8회에 각각 포구 실책을 범해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손호영도 9회 중요한 순간에 송구 실책을 범하며 패배를 완성했다. 결국 롯데는 수비 붕괴 속에 완패를 피할 수 없었다.
이 충격적인 경기를 마친 직후 롯데 선수단은 곧바로 광주 원정길에 오르지 않았다. 사직구장에 남아 곧장 야간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이 결단은 다음 날 경기에서 확실한 효과로 이어졌다.

11일 KIA전에서 롯데 야수진은 한층 달라진 집중력을 보여줬다. 1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삼중살'을 잡아낸 장면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김선빈을 땅볼로 유도했고, 3루수 손호영-2루수 고승민-1루수 나승엽으로 이어지는 침착한 송구 플레이가 완벽하게 연결됐다. 이는 올 시즌 KBO리그 두 번째 삼중살이었는데, 첫 번째 기록 역시 롯데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날 롯데는 실책 한 개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전날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에서도 해결사가 나왔다. 고승민은 무려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8회 결승타까지 터뜨리며 수훈 선수가 됐다. 윤동희는 2안타 1타점을 보탰고, 손호영 역시 1타점으로 팀에 힘을 실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나균안이 4이닝 3실점으로 다소 불안했지만, 불펜이 이를 완벽히 보완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정철원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되었고, 정현수(1이닝 무실점), 최준용(1.2이닝 무실점)이 뒤를 받쳤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김원중이 1.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세이브를 챙겼다.
이번 승리로 롯데는 리그 6위를 유지하면서도 5위 삼성과의 격차를 1경기로 좁혔다. 4위 kt와도 2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가을야구 진입 가능성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집중력 있는 수비'라는 숙제를 하루 만에 해결하며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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