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생체 리듬:자연과 조화하는 우리의 몸

2024-12-03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계절 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자주 체감하게 된다. 봄의 설렘, 여름의 활기, 가을의 차분함, 겨울의 고요함은 단순히 기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체 리듬과 건강에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인체는 수백만 년 동안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며 진화해 왔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여전히 이 영향을 받는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일조량이 증가하며 햇빛의 자외선은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한다. 이는 뼈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조량 증가는 멜라토닌 분비를 줄이고 세로토닌을 활성화해 기분이 상승하게 만든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기일 수 있다. 꽃가루와 미세먼지로 인해 코막힘, 재채기 같은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통해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은 길어진 낮과 높은 기온으로 신체 에너지가 왕성한 시기다. 하지만 과도한 더위와 습도로 인해 체온 조절이 어려워 열사병이나 탈수와 같은 문제가 유발되기도 한다.

또 인체는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과도한 배출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전해질 보충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며 활동성이 증가하지만, 과도한 활동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휴식 시간을 갖는 게 좋다. 가을은 여름의 뜨거운 열기에서 벗어나 점점 서늘해지는 계절이다. 쾌적한 날씨와 단축된 낮 시간 때문에 체온 조절이 용이해지고, 신체 활동에 더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나 일조량 감소는 세로토닌 분비를 감소시킬 수 있어 우울감이나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또한 수확의 계절로, 신선한 제철 음식을 통해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시기다.

특히 면역력을 강화하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겨울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은 낮 시간이 가장 짧아지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계절이다. 낮은 기온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칼로리 소비가 증가하며, 신체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는 고열량 음식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이는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의 짧은 낮 시간과 긴 밤은 멜라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수면 주기를 조절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절성 우울증(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낮 동안 햇빛을 충분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계절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인체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도기를 건강하게 넘기기 위해 각 계절에 맞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계절에 맞는 제철 음식 섭취와 적합한 운동을 선택하면 신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수영, 겨울에는 실내 요가가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일조량이 적은 계절에는 밝은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고, 긍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인은 사무실, 차량, 아파트와 같은 인공적인 환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연과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인체는 여전히 자연의 리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계절에 따른 생체 리듬을 이해하고 이에 맞춘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 계절과 생체 리듬의 조화를 통해 신체와 마음을 돌본다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자연의 주기를 이해하고 이를 생활 속에 통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건강의 비결일 수 있다.

황경호 전북대 산학협력 특임교수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