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놀 유니버스' 합병비율 진통…결국 법정간다

2025-02-10

야놀자 자회사 '놀 유니버스'의 주주 간 분쟁이 소송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지난해 숙박 예약 플랫폼 기업 야놀자플랫폼과 여행 예약 플랫폼 인터파크트리플의 합병으로 탄생한 놀 유니버스는 합병 비율을 두고 주주들 간 분쟁을 겪고 있다. 주주들 간 소송이 장기화하면 야놀자의 미국 상장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1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놀 유니버스의 투자자인 우리벤처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등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주식 매수 가격 결정과 합병 무효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 논의를 마치고 이르면 이번 주 중 법률대리인을 선정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놀 유니버스에 대해 합병 기업의 기업가치를 일방적으로 책정해 논란을 빚었다. 야놀자는 양사의 기업가치를 각각 야놀자플랫폼 약 2조 5000억 원, 인터파크트리플 4200억 원 수준으로 정했다. 소액주주가 중심인 인터파크트리플 측 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인터파크트리플은 2022년 인터파크와 트리플이 합병할 당시 거래 가격이 7000억 원에 달했다. 주주들은 회사 실적이 합병 당시보다 크게 성장했는데 기업가치를 3000억 원 가까이 깎는 것이 상식 밖이라고 주장한다.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합병을 강행했다. 한 주주는 "일부 주식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 계약서에 서명도 하지 않았는데 야놀자가 절차도 지키지 않고 주식 매수 대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명백히 주주들을 농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에 집착하는 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놀자는 2021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예상보다 높은 10조 원으로 평가받았다. 야놀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시 야놀자가 상장하면 5조 원 정도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액수의 2배를 불렀는데 그게 성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싼 값으로 야놀자에 투자한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 국내 소액주주들을 희생양 삼았다는 주장이다.

그 사이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와 임상규 공동창업자 등은 보유한 지분 가치와 일부 구주 매각 대금으로 수천억 원의 자산가로 등극했다. 반면 야놀자 설립 초기 성장을 도왔던 국내 투자자들은 야놀자 주식을 서로서로 거래하며 사실상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모태펀드 등 정부 예산으로 야놀자 투입된 수천억 원의 투자금은 사실상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놀 유니버스 관계자는 "합병 비율에 대해 주주들의 오해가 있었고 앞으로 이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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