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배우가 되는 일은 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와 영화의 경우 오디션을 보거나, 드라마의 경우는 방송사의 공채 탤런트가 되는 방법을 통해 가능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되는 경우도 있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하는 일도 있었다. 나중 가수와 배우를 겸하는 ‘멀티테이너’가 유행하면 아이돌 가수 중 연기멤버가 되는 일도 있었다.

이제 배우는 ‘자기 추천’도 가능하다. 만일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얻은 크리에이터라면 말이다. 최근 크리에이터로서 주가를 높이면서 연기로 영역을 확장한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단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고 예능으로 검증을 받은 다음 연기로 넘어간다. 이들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시작됐다.
UDT 출신으로 예능에서 인기를 얻은 ‘메기남’ 덱스(본명 김진영)는 최근 자신의 경력에 ‘배우’란 두 글자를 추가했다. 그는 오는 21일 첫 방송 되는 ENA의 새 월화극 ‘아이쇼핑에 캐스팅됐다. 드라마는 부모에게서 버려진 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아이들의 처절한 생존과 복수를 그린다.

덱스는 극 중 빌런인 김세희(염정아)가 어둠 속에서 키운 인간병기이자, 불법 매매 입양 조직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정현 역을 맡았다. 정현은 세희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냉혹한 인물이다. 덱스는 강렬한 눈빛을 통해 특수부대원 출신의 냉철함과 집요함을 강조했으며, 예능을 통해 얻은 귀여운 매력을 삭제했다.
덱스는 지난해 유플러스 모바일TV이 드라마 ‘타로:일곱 장의 이야기’로 연기에 정식 데뷔해 TV 입성까지 성공했다. 올해 방송되는 SBS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와 내년 공개되는 넷플릭스 ‘사냥개들 2’에도 등장해 연기활동을 지속한다.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를 통해 알려진 문상훈 역시 이러한 길을 따라왔다. 대학시절 경영학을 공부해 연기와는 관계가 없었던 그는 방송인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 ‘문학의 밤’에 출연해 이름으 알렸으며 자신의 채널에서 ‘한국 지리 일타 강사 문쌤’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일찌감치 2021년 JTBC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로 연기에 도전했고, 넷플릭스 ‘D.P.’ 시리즈의 김루리,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김정훈 역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평소에도 하는 개그연기와 더불어 전공자가 아님에도 정극 연기도 꽤 빼어나게 소화한다.

개그맨으로 공채 시스템을 거치지 않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알려져 지상파 예능에도 출연한 나선욱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그는 성시경을 패러디한 ‘뚱시경’을 비롯해 ‘범죄도시’ 고규필의 ‘초롱이’ 캐릭터를 오마주한 부캐릭터들로 인기를 얻었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11월 SBS에서 방송된 ‘열혈사제 2’에서는 역시 부캐릭터를 살린 조직폭력배 연기로 드라마의 문을 열었다. 그가 속한 유튜브 채널 ‘별놈들’은 10일 현재 138만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채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