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대선 관련 허위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날 미국 국토안전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젠 이스터리 국장은 "올해 대선에서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정보(disinformation)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터리 국장은 "적대 국가들이 과거보다 더 큰 규모로 적극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증폭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이버당국은 특히 러시아, 중국, 이란이 유권자 조작, 테러 위협, 투표 집계 개입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가짜 영상 게시 대가로 100달러 받아"
이 같은 허위정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일 X에서 자신이 아이티 이민자라고 주장한 이가 조지아주에서 해리스에게 여러 차례 투표할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여러 개의 조지아주 신분증을 제시했는데, 조지아주는 이 신분증들이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영상을 처음 게시한 사용자는 러시아 측 요원으로부터 대가로 100달러(약 14만원)를 받았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FBI는 앞서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펜실베이니아주 우편 투표용지를 파기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러시아 요원들이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터리 국장은 사전 투표 기간에 투표함 훼손이나 사이버 공격과 같은 소규모 사건들이 있었지만 선거 인프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표와 선거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주 및 지방 선거 사무소에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CNN 속보' 가짜뉴스도…"폭력 부추겨"
이날 X에서 CNN을 가장한 가짜뉴스가 확산했다. CNN의 '주요 대선 속보'라며 텍사스주에서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선다는 자막을 입힌 이 이미지는 X에서 1000만회 이상 조회됐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를 근거로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CNN은 공식 계정을 통해 해당 이미지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미지에는 텍사스의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투표 마감 시간이 오후 9시로 표기됐지만, 실제 투표 마감 시간은 오후 7시다.
이와 관련, 미 악시오스는 "허위정보 등으로 인해 미국인들은 선거일까지 자신의 투표가 안전하다는 신뢰를 잃었다"며 "격차가 극히 작은 선거에서 투표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작은 의심이라도 생기면 폭력이 부추겨지고 미국의 정치 분열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