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재판을 받던 50대 남성 극우 활동가가 ‘사회적 성별 전환’을 역이용해 여성 교도소에 들어가게 됐다.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극우 활동가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53)는 지난 12일 독일 동부 작센주의 켐니츠 여성 교도소 복역을 통보받았다.
리비히는 성소수자를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표현하는 등 증오 선동·모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2023년 7월 1심에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재판을 받던 리비히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성별자기결정법’의 허점을 노려 지난 1월 돌연 자신의 사회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
독일의 성별자기결정법은 14세 이상 성인과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은 미성년자는 법원의 허가 없이 행정상 성별과 이름을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규정한다. 성전환 수술도 필요 없다.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법원 판단을 거쳐야 하는 기존의 절차를 불필요한 인권 침해로 간주하고 자기 결정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성별을 바꾼 후 리비히는 자신의 이름도 ‘스벤’에서 여성형 ‘스베냐’로 바꿨다. 리비히는 립스틱을 바르고 귀걸이를 착용하는 등 모습도 바꿨다. 콧수염은 정리하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서 성별자기결정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조롱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리비히의 형이 확정되면 여성 교도소에 수감해야 하는지 논란이 불거졌다. 성별자기결정법에는 ‘범죄자 수감에 성별만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돼있다.
검찰은 입소 면담에서 교도소의 안전과 질서를 위협하는지 판단해 이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비히는 최근 엑스 계정에 자신을 “정치적으로 박해받는 여성 인권 운동가”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