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칩'도 품겠다는 엔비디아, 삼성파운드리 협력사로 공식 발표

2025-10-14

엔비디아가 ‘남이 설계한 칩’까지 연결하는 ‘인공지능(AI) 초대형 데이터센터’ 기술을 공개하면서, 삼성 파운드리와 인텔을 칩 제조 파트너사로 추가했다.메타·오라클의 대형 AI 데이터센터에도 엔비디아의 연결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글·메타·아마존은 물론 오픈AI도 ‘맞춤형 AI 반도체’를 만들어 쓰겠다고 나서자, 엔비디아가 ‘그 칩도 품겠다’라며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결하는 독점 기술을 개방한 거다.

AI 데이터센터, 갈수록 커진다

13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서밋에서 초거대 규모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기기와 플랫폼을 공개하고 생태계 확장 계획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현재 블랙웰 GPU 72개를 연결한 ‘NVL72’ 서버를 판매하는데, 차세대 아키텍처(설계 구조) 루빈 GPU로는 144개를 연결한 제품(NVL144)을 내놓는다. 이 제품은 100% 액체 냉각 방식이며, 추론에 특화된 루빈CPX와 결합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루빈CPX는 대규모 AI 추론을 비용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GDDR7을 채택한 GPU다.

또한 엔비디아는 2027년에 GPU 576개를 빼곡하게 끼워 하나의 컴퓨터처럼 구동하는 AI 수퍼컴퓨터 ‘카이버’를 낸다는 계획이다.

독점 연결 기술, 열어준다

이 같은 대형화의 핵심은 ‘연결’이다. 엔비디아는 칩과 칩, 서버와 서버를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NV링크, 스펙트럼-X 같은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모델 크기가 커지고 필요한 AI 인프라가 거대해질수록 이런 네트워크 기술의 가치도 치솟아, 엔비디아는 AMD 같은 후발주자를 따돌리며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커질 수록, 이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착수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13일 오픈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손잡고 10기가와트(GW) 규모 맞춤형 AI 칩을 만든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설계를, 브로드컴은 개발·제조를 맡는다. 파운드리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로이터 등은 오픈AI가 TSMC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 이탈을 두고 볼 리는 없다. 지난 5월 엔비디아는 ‘NV링크 퓨전’을 공개했다. NV링크 기술을 일부 회사에 열어 줘, 그들의 자체 칩이 기존 엔비디아 GPU 기반 데이터센터에 원활하게 통합되도록 하는 내용이다. 독립하려고 만든 칩마저도 ‘범(凡) 엔비디아 생태계’로 품어버리겠다는 얘기다.

삼성·인텔 파트너십 의미는

이날 OCP 서밋에서 엔비디아는 “인텔과 삼성 파운드리가 NV링크 퓨전 생태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인텔에 대해서는 “NV링크 퓨전을 사용해 x86 CPU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고, 삼성 파운드리에 대해서는 “수요가 증가하는 맞춤형 CPU 및 XPU(각종 가속기)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V링크 퓨전의 기존 협력사는 서버용 CPU를 만드는 후지츠·퀄컴,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브로드컴·마벨 등이다. 여기 삼성 파운드리가 추가된 건, 앞으로 오픈AI 등의 맞춤 칩을 삼성 파운드리가 위탁제조해도 NV링크 퓨전을 통해 엔비디아의 전체 플랫폼에 문제 없이 연결된다는 의미다. 다양한 AI 업체가 ‘내 작업에 맞는 칩’ 개발에 나섰고 TSMC의 파운드리 용량은 꽉 차 있기에, 삼성 파운드리로서는 고객 수주 기회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날 엔비디아는 메타와 오라클이 각각 AI 데이터센터에 스펙트럼-X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AI 모델 매개변수가 조 단위가 되면서 데이터센터는 기가급 AI 공장이 되고 있다”면서 “스펙트럼-X는 수백만 개 GPU를 연결하는 AI 공장의 신경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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