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인트 데모데이 오른 10팀의 스타트업

2024-10-21

기술 혁신, 노동 생산성, 삶의 질, 지속 가능성. 인류가 계속해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문제다. 스타트업들은 각자의 아이디어와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안의 조각을 세상에 선보인다. 마치미래를 만드는 모자이크 처럼.

‘퓨처 모자이크(Future Mosaic)’를 주제로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가 데모데이를 열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사진)는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이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과 인구변화인데, 이 두 주제를 가지고 어떤 기술을 가진 팀이 다양성의 시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하는지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블루포인트가 3년 이내 투자한 열 팀의 스타트업이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이벤트홀을 2층까지 가득 메운 관객 앞에 각자의 사업을 말했다. 발표팀은 △리플라 △이노맥신 △레이저앤그래핀 △큐빔솔루션 △페블스퀘어 △더뉴그레이 △로쉬코리아 △테서 △시마크로 △무빈 총 10개 팀이다. 아래, 한 팀 씩 소개한다.

리플라

“플라스틱은 다 없애는 게 아니라 잘 남겨야 한다”

리플라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순도 향상을 위해서, 특정 플라스틱 재질만 분해하는 미생물의 선택적 분해능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쉽게 말하면, 특정 플라스틱 재질만 먹어치우는 ‘편식하는 미생물’을 활용해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만 남기겠단 얘기다. 우리가 재활용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의외로 플라스틱이 실제 재활용에 성공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우리 눈엔 플라스틱 제품이 단일 소재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각기 성격 다른 재질이 하나의 제품에 쓰였기 때문이다. 원하는 소재가 아닌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 소재가 혼합됐을 때는, 사출 성형 불량이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존의 재활용 공장들은 육안으로 구분하고 레이저 선별도 하고 세척해 필터로 분류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여 재활용 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이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로는 1~2%의 미세한 다른 재질이 섞여 들어가는 것까진 막지 못한다. 서동은 리플라 대표는 “타 재질 혼합율이 0/3% 미만의 재활용일 때만 새 플락스틱 대비 80% 대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사장님들이 폐 플라스틱의 제품을 순도 98%까진 올려도 나머지 2%를 해결하지 못해 매출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라는 이 문제를 미생물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미생물이 폴리프로필렌(PP)을 제외한 나머지 플라스틱을 다 먹어치우는 방법으로, PP의 순도를 높이는 것이다. 유기화합물의 결합을 깨는 방식을 연구했고, 미생물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로 바꿔주는 효소를 발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방식으로 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였을 경우, 열리는 시장의 규모는 10조원 정도일 것이라고 서동은 대표는 추정했다. 국내 재활용 관련 업체가 6000개인데, 이중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곳은 500군데 정도 된다. 이들이 총 2264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량을 처리했을 때의 시장 규모다.

처리할 수 있는 플라스틱의 소재 종류도 늘려갈 계획이다. 서동은 대표는 “처음에는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시작하지만, 현재는 노트북에 많이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라는 재질 역시 (순도 높게) 남길 수 있게 기술을 개발했고, 이 시장은 3년 후 점유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노맥신

맥신((MXene)을 뉴스에 검색하면 주로 따라붙는 수식어가 ‘꿈의 신소재’다. 이차전지의 새로운 전극소재로 떠오른 나노물질인데, 기존 전극 소재인 그래핀보다 전도성이 10배 정도 높아서 이차전지의 용량은 늘리고 충전시간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노맥신이 강조하는 이 회사의 제품은 ‘전자파 차폐 능력’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전자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반사를 막아서, 추후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향후 모빌리티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 기대되는 자율주행차의 예상 문제 중 하나가 전자파인데, 맥신을 활용하면 전자파 간섭으로 인한 오작동 우려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맥신은 다방면에서 장점을 가진 미래 신소재로 불렸지만 순도와 가격 경쟁력 문제로 양산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노맥신은 이 문제를 저가 원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풀겠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원래 맥신을 만드는 회사들은 금속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노맥신은 타이타늄 산화물을 활용해, 소재의 제조 비용을 확 줄였다. 오정민 이노맥신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금속을 쓸 때와 산화물을 활용할 때는 비용의 차이가 100배까지 난다. 저가 원재료를 씀으로써 전체 제조 비용을 60%까지 줄여서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고 말한다. 회사가 노리는 시장은 2차원 나노 소재와 배터리 도전재, 전자파 차폐와 스텔스 코팅이다.

오정민 이노맥신 대표는 “국내에서 전구체부터 맥신까지 제조와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한다. 아울러 “사람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두께만 코팅을 하더라도 전자파 차폐율을 99.9%까지 낼 수 있는 물질”이라고도 강조했다. “친수성이 높아 용액 가공성이 뛰어나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았다.

레이저앤그래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가 ‘인조흑연’이다. 이차전지를 이루는 양극재와 음극재 중, 음극재를 이루는 소재의 95% 이상에 인조흑연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조흑연 시장을 보면 중국 의존도가 94.3%로 매우 높다. 세계적으로도 지금까지는 인조흑연의 공급이 충분하지만, 2030년 께에는 시장의 수요 대비 인조흑연의 공급이 크게 부족해질 것이 전망된다. 다시말해, 인조흑연을 자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는 시기가 곧 올 거라는 이야기다.

레이저앤그래핀은 고효율 레이저 가공 기술을 이용, 미활용 목재 바이오매스를 소재로 한 인조흑연을 생산하는 곳이다. 기존 인조흑연 생산에는 석탄의 부산물인 콜타르와 석유 부산물인 코크스를 원재료로 섭씨 3000도 이상의 열을 일주일간 전기로 가하는 까다롭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공정이 들어갔다. 레이저그래핀은 이 방식을 저비용/ 친환경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 회사가 말하는 미활용 목재란, 시장에서 쓰지 않는 톱밥을 뜻한다. 1Kg당 1000원 이하의 저렴한 톱밥이 연간 225만톤 이상 버려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탄소 저감 효과를 갖는 친환경 인조흑연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순간적으로 500도 이상의 온도 상승 효과가 있는 레이저 가공을 통해 인조흑연을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근우 레이저앤그래핀 대표는 “현재 시간 당 100g의 인조흑연을 생산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당 1kg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장비를 구축 중에 있다”면서 “최종적으로는 15억원의 투자를 통해 시간당 10kg, 연간 72톤의 생산을 할 수 있는 대량 생산 라인 장비를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2026년부터 1000톤 단위의 구매 계약을 통해 국내 배터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빔솔루션

양자빔 기술로 비파괴 검사를 하는 곳이다. 양자빔 기술은 원자를 이루고 있는 전자, 양성자, 중성자, 광자와 같은 입자를 사람이나 사물의 외부에서 쏘아 투과시켜 내부를 보는 용도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양자빔은 종류에 따라 각각의 특성과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 같은 경우에는 금속이거나 혹은 밀도가 크면 투과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큐빔솔루션은 엑스레이보다 높은 투과력을 가지면서, 각 물질의 성분이 무엇인지를 보다 쉽게 알려주는 중성자에 주목했다. 정봉기 큐빔솔루션 대표는 “양자빔 종류 중 하나인 중성자는 엑스레이보다 투과력이 좋고, 두꺼운 금속도 투과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지구상의 모든 물질이 중성자를 맞으면 원소별 고유의 감마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성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파괴 기술로서 중성자의 유리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중성자 발생 금속(cf-252)의 가격 때문에 해당 기술이 보편화되진 못했다. cf-252는 1.5mg이 무려 30억원에 거래돼 다이아몬드보다도 비싼 물질이라 불리기 때문이다. 큐빔솔루션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에서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행위와 반응 원리를 사용, ‘인공태양’을 만들어내는 핵융합 기술로 소형 중성자 발생장치를 개발했다.

정봉기 대표에 따르면 소형 중성자 발생 장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일반적인 전기 공급만으로 중성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토대로 중성자와 대상 원소가 반응할 때 생성되는 고유의 특성 감마선으로부터 검사 대상물의 성분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활용하면, 최근 각광받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성분검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 대표는 “배터리 재활용 산업에서 원료로 사용하는 블랙파우더의 경우 금속 혼합물 형태라 엑스레이가 표면을 뚫지 못해 성분 검사에 한계가 있고,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성분 검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큐빔솔루션에서는 중성자 발생 장치 기반의 성분 검사 장치 시제품을 개발 완료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블스퀘어

AI가 보편화되면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가 전력이다. AI 반도체의 성능도 당연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해 컴퓨팅을 할 수 있느냐도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다. 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는 “세계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지금 사용되는 전력량보다 약 10배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면서 전력 효울성의 문제를 강조했다.

따라서, 페블스퀘어가 하는 일은 초저전력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전기를 많이 먹는 지금의 컴퓨팅 구조를 고쳐서다. 전통적인 컴퓨팅(폰 노이만 구조)방식은 AI 분야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 시 CP와 메모리 간 병목 현상과 과도한 소비 전력으로 인해 컴퓨팅 효율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데이터가 CPU에서 메모리, 혹은 메모리에서 CPU로 움직일 때마다 연산에 들어가는 것 대비 200배 정도의 전력이 소모되고 있는데, 이충현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매번 연산을 할 때마다 멀리 있는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왔다가 다시 돌려놓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페블스퀘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뇌신경과 같은 병렬 처리 방식을 적용한 PIM(processing-in-Memory) 기반의 고성능, 초저전력 AI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AI 연산 기능이 강화된 AI-MCU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뇌에서 영감을 얻어서 연산과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를 분리하지 말고 하나로 통일하고자 한다”면서 “메모리에서 직접 연산을 하는 PIM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이 없어 전력 낭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블스퀘어가 만드는 칩의 이름은 파파야(PAPAYA)다.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와 파파야를 비교할 경우, 특정 업무에 한해서는 약 1만배 정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것은, 페블스퀘어가 55나노 레거시 공정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엔비디아의 경우 5나노 최신 공정을 사용하므로 생산단가가 비싸지만, 파파야는 레거시 공정을 쓰므로 생산량과 비용에 있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칩은 온디바이스 AI 애플리케이션을 우선 타깃한다. 주로 홈IoT와 웨어러블 기기다. 이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이 기술을 더욱 확장시켜 고성능 AI 칩을 개발하고, 자율주행 데이터센터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뉴그레이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는 팀이다. 이 회사는 “우리도 멋있는 아저씨를 갖고 싶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회사로 창업해 일반인들을 메이크오버 하기도 했지만, 주목 받은 계기는 역시 ‘시니어’다. 아저씨, 할아버지도 잘만 꾸미면 충분히 멋질 수 있다는 것을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나도 시니어 모델이 될 수 있느냐”며 찾아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열기도 했고,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시니어가 스스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유튜브나 SNS에 올릴 수 있도록 가르치는 역할도 한다. 시니어와 브랜드를 연결하고,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자체 패션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핵심 가치는, 영상을 만들어 스스로 인플루언서가 될 수있는 시니어를 육성해서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온드미디어 86만, 시니어 인플루언서 네트워크 100만을 활용해 기획-홍보-판매까지의 벨류체인을 통합하는 시니어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한다. 유대영 더뉴그레이 브랜드 총괄책임은 “40년 뒤 대한민국의 부양비는 지금의 세 배가 되는데, 기존의 부양이라는 틀에서만 보면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만약 시니어가 젊어진다면 이 부양이라는 말 자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뉴

기존의 시니어 담론이 노년층의 건강과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 창업팀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더뉴그레이가 노년층의 패션과 인플루언서 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에 방점을 뒀다면, 오뉴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여가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어 공급한다. “시니어가 즐겁고 가치 있는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잘 경험할 수있는 복합문화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현준엽 오뉴 대표의 설명이다.

현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재 오뉴의 이용자들은 평균 3.2개의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한다. 올 3분기 기준, 오뉴의 복합문화공간을 방문한 시니어의 수는 2만2000명. 월별로 오뉴의 프로그램과 커뮤니티에 유료 결제하는 이용자는 지난달 기준, 600명을 넘었다. 이들은 오뉴가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비하고, 직접 만나 취미를 나누는 커뮤니티를 활용한다. 또, 공연과 강연 형태로 시니어가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도모한다.

현 대표는 “만약에 여러분 집 주위에 있는 주민센터, 경로당, 복지관, 백화점과 마트, 문화센터의 시니어 카테고리를 오뉴가 독점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이 일어날까? 그리고 그중에 일부 공간을 오뉴가 위탁운영 대행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면서 “여기 계신 분들이 10년, 20년 뒤에 동호회나 문화여가 서비스를 찾기 시작할 때 가장 처음 노크하는 플랫폼이 아마 온유가 될지 모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톨

온톨은 쉽게 말해서 병원과 환자를 이어주는 AI 솔루션이다. 매년 수백만 건의 종합검진 보고서가 발송되고 있지만, 이걸 문서 그대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매우 적다. 사실은, 문서에 적힌 용어들이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를 때가 더 많다. 온톨이 하는 일은 복잡한 의학용어를 스마트폰 촬영을 통해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해주는 일이다. 건강검진을 한 이들부터 중증, 만성 질환 환자 등이 두루 사용할 수 있다. 환자의 검사 결과지를 AI를 통해 설명하고, 환자의 치료 과정 전주기를 병원과 함께 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수현 온톨 대표는 “중증환자의 경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가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환자에게 주어지는 2~3분의 짧은 상담 시간으로는 의사 입장에서 이러한 정보를 설명하기도 어렵고, 환자에게도 이해를 위해서는 매우 부족한 버거운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환자들은 이 정보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검사 결과지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다양한 의학 용어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검색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집안에 환자가 있는 이들이라면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온톨은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지에서 중요한 정보를 추출, 분석해 이해하기 쉽게 어려운 개념과 용어를 설명해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치료의 첫 단계부터 관리가 필요한 순간까지 각각의 상황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려 한다. 다만, 이런 설명만으로는 기존의 챗GPT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온톨은 환자들의 모든 진료 기록을 종합 분석해 중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환자 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 여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수현 대표는 강조했다.

시마크로

화학과 에너지, 바이오 제조 공정에서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시마크로는 현재 화학 공정 산업이 비효율적인 데이터 관리와 높은 구현 비용 때문에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했다. 화학 공정은 원료 변동, 기후 변화와 같은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화학 현상 자체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비정형적이므로 문제가 일어날 경우 그 원인 파악도 어렵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이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시스템이 방대한 메타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이를 디지털 트윈에 대응할 수 있게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큰 문제로 봤다.

윤정호 시마크로 대표는 “공정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다수 사용해 본 우리 경험에 따르면 1개 호학 공장에 대한 디지털 트윈 구축에 걸리는 시간은 1년 정도 소요된다”면서 “그렇다면 100개의 화학 공장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는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데 100년이 걸리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혁신에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시마크로가 만든것은 기존 솔루션 대비 10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내는 걸 목표로 한 사스(SaaA) 기반 공정 데이터 솔루션 ‘프로세스메타버스’다. 실시간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정 관리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방점을 뒀다.

윤 대표는 “디지털 트윈의 메타데이터 저장과 활용을 위한 승인 절차가 필요 없고, 모델 매니저를 활용해 디지털 트윈 모델을 무한 생성하고 운영할 수 있게 했다”면서 “생성형AI 코파일럿을 탑재한 지능형 워크플로우를 제공해 원료와 제품 가격 변동, 기후 및 날씨 변화 등을 공정 데이터와 연계해 분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에 없이 강력한 데이터 관리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빈

앞으로의 콘텐츠 데이터는 3차원(D)이 될 것이라고 보고, 좀 더 쉽고 빠르게 모션 캡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만들어내겠다고 나선 곳이 무빈이다. 무션 캡처의 결과물인 모션 데이터는 콘텐츠에 있는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거나, 혹은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서는 AI 모델을 학습하는 데 쓰인다.

통상 모션 캡처는 사람의 관절마다 센서를 달아서, 이 센서의 움직임에 따라 3D로 동작을 따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값이 비싸고 사용이 복잡하며, 전문성이 큰 영역이다. 예컨대, 가장 보편적인 광학식 모션 캡처만 하더라도 50여개의 마커를 카메라가 추적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지금까지는 가장 높은 정확도를 내기 때문에 아바타나 킹콩과 같은 영화에서 주로 쓰였다.

그런데 무빈은 ‘마커리스’ 모션 캡처를 지향한다. 라이다와 카메라를 활용한 간편하고 효율적인 실시간 마커리스 모션 캡처 시스템을 개발, 라이다 센서가 측정하는 3차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역동적인 전신의 움직임을 왜곡없이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최별이 무빈 대표는 “기존에 3시간 걸리던 세팅 시간을 3분으로 줄였고, 같은 품질 모션 캡처 대비 가격은 5분의 1로 줄였다”면서 “놀랍게도 세계 시장에 존재하는 모션 데이터의 표준이 없으므로, 무빈의 기술로 만들어질 많은 모션 데이터들이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어, 결국 모션 데이터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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