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활짝 웃는 안중근에 “AI인 줄 알아도 눈물 나”

2025-08-15

광복 80주년, 우리가 현재의 일상을 마주할 수 있는 건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의 노력 덕분이다. 사진으로만 있던 독립운동가들은 인공지능(AI) 덕에 움직이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광복절을 맞아 환하게 웃는 AI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봤다.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웃으시겠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기념전에서 AI 기술로 독립운동가들의 영상을 구현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한 안중근,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안창호 다섯 분의 독립운동가들은 차례로 나온다. 공개된 영상에선 흑백사진에 색이 입혀지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환하게 미소를 띠고 손을 든 뒤 화면 밖으로 걸어나간다. 이어 단체로 데니태극기 앞에 서서 두 손을 번쩍 들고 광복을 기뻐한다.

유튜브에서도 AI로 다시 살아난 독립운동가들을 만날 수 있다.

구독자 5만3000명 유튜브 채널 ‘그려DREAM - 세상을 그리다’는 한 달 전부터 독립운동가 복원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서 있는 김구,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 안창호, 한용운, 조만식, 남자현 등이 등장해 뭉클하게 한다. 또 김마리아, 오흥순, 박양순, 신기철 등 10대 독립운동가들이 교복을 입고 운동장을 걸어 나오는 모습도 만들었다.

구독자 4만7300명의 ‘Ai 기억복원소’는 한국인이 사랑한 독립운동가 10인을 AI로 복원했다. 안창호, 한용운, 박열, 김좌진, 신채호, 윤봉길, 유관순, 윤동주, 김구, 안중근이 주인공이다. 이 외 차미리사, 방순희, 김마리아, 정정화 권기옥, 박차정, 남자현, 윤희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도 있다.

특히 이 채널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한끼’ 쇼츠가 눈길을 끈다. 정면을 보고 앉은 이들이 밥 한술을 뜨거나, 국수 면발을 한 입 넣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의 경우 자작나무껍질이나 개구리, 뱀 등을 먹는 극한 상황을 표현한 영상도 있다.

◆드디어 광복…그날의 함성과 그분의 목소리

국가보훈부와 빙그레는 독립운동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에서 AI로 영상이 아닌 소리를 재현해냈다. 이노션도 힘을 보탰다.

1945년 8월15일 라디오로 일왕의 항복 선언이 전해졌으나 통역도 없고, 지금처럼 미디어 매체가 발달하지도 않았던 당시 사람들은 광복이 온 줄도 모르고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뒤늦게 해방을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둘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1시 종로 일대 가두행진이 있었다. 늦은 오후에는 경성역(지금의 서울역)에 약 8만명이 운집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 광복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 역사학자의 자문, 사료와 문헌 기록 수집 등 역사 고증과 1945년 당시 장소, 시간, 날씨 등 모든 요소를 수집해 이를 토대로 AI 기술로 사운드 소스를 만들었다. 자동차 경적 등 소리 재료들도 추가로 확보해 그날의 함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

유튜브 영상에는 “한국인이라면 눈물이 안 날 수 없다”, “AI인 줄 알지만 대한독립만세 소리에 울컥하게 된다. 유전자가 반응한 것 같다”, “AI의 순기능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상”이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SK텔레콤도 나섰다. 독립기념관과 손잡고 ‘광복 80주년 특별 기획 : 광복의 기쁨, 27년 만의 환국’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자료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환국 기념 서명포’ 2점과 독립운동가들의 생전 목소리 또는 독립운동가의 직계 후손 목소리를 활용해 이들이 직접 우리에게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환국 기념 서명포란 해외에서 광복 소식을 들은 임시정부 인사들이 귀국 전 감회를 적은 천이다.

조소앙 선생은 “나라를 위해 노력하자”, 이시영 선생은 “오직 정성만이 하늘을 움직인다”, 김구 선생은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다. 김규식 선생은 “세상 어디에도 내 고국 같은 곳은 없다”, 신익희 선생은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하자”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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