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이 인수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Velocity Clearing)가 시장 조작 거래 감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당국으로부터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 감독 당국은 9월 벨로시티가 시장 조작 거래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처분했다. 조작 거래 감시·방지를 위한 시스템 및 서면 감독 절차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위장 거래 및 사전 합의 거래 등 불법행위를 처리하는 방식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미 당국은 벨로시티의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공개한 벌금 부과 합의문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2023년 5월까지 벨로시티의 감시 시스템은 시장 조작 행위에 대해 15만 건의 경보를 내렸지만 이 중 14만 7000건을 어떤 조사도 없이 종결시켰다. 감시 업무를 담당한 직원도 단 1명에 불과해 관련 인력·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벨로시티는 내부통제 인력 5명을 채용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벨로시티는 올 초 기준 520만 건 이상의 시장 조작 의심 경보가 검토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문제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이 벨로시티를 인수하기 전 이런 문제를 제대로 따져 봤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벨로시티의 지분 75%를 인수했고 올해 7월 말 관련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최종 인수 이후로 따져도 약 한 달 만에 벨로시티가 벌금 부과에 합의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북미 증권사를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지급여력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올 6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일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60.6%지만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59.5%에 그쳤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가운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20%가량 밑도는 1318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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