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간 혈액암과 싸워온 ‘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향년 74세로 별세하면서 혈액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안성기는 지난해 12월 30일 심정지 상태로 순천향대학교병원에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입원 엿새 만인 이날 오전 9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의 한 종류인 림프종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 치료를 통해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6개월 만에 재발해 이후 지속적인 항암 치료를 이어왔다. 2023년까지는 영화제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을 이어갔지만, 이후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투병에 전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혈액암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혈액암은 혈액과 림프계를 따라 전신을 순환하는 암이다.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혈액세포나 이를 만들어내는 골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절과 림프관 등에 발생한다. 위암이나 폐암처럼 특정 장기에 종양 덩어리를 만드는 고형암과 달리 눈에 보이는 종괴가 없고, 암세포가 혈관을 따라 퍼지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혈액암 가운데 가장 환자 수가 많은 질환은 림프종으로, 매년 약 4000~5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환자 다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진단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매우 비특이적이라는 점이다. 피로감, 체중 감소, 발열, 오한 등은 일상적인 컨디션 저하로 오인되기 쉽다. 골수 기능이 저하되면서 빈혈이나 잦은 감염이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 환자에서는 밤에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혈액암 세포가 염증 물질을 분비하면서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전문가들은 사소해 보이는 출혈 증상 역시 혈액암의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엄지은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흔히 '코피가 자주 나고 멍이 쉽게 든다'며 외래 또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며 "이렇게 병원을 찾는 환자 상당수는 '혈액암이 아닌지' 걱정한다"고 말했다. 혈액 성분 가운데 지혈 기능을 담당하는 혈소판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지면 코피가 잦아지거나 한 번 나면 잘 멈추지 않고, 가벼운 충격에도 멍이 쉽게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액암은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 여부나 백혈구·혈소판 수치 이상을 확인한 뒤 조직 검사나 골수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최근에는 항암화학요법뿐 아니라 표적치료제, 면역치료 등 치료 선택지도 다양해지면서 생존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인 없는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 잦은 감염, 식은땀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스트레스로 넘기지 말고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일주일에 3~4회, 30분 이상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가공식품과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혈액암을 비롯한 각종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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