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경 中 서비스시장 개방 ‘청신호’…알테쉬 무차별 역공 우려도[한중 정상회담]

2025-11-02

한중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양국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제조업은 물론이고 문화·관광·법률 등 서비스 분야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9년여 동안 유지해온 한한령이 공식 해제될 경우 K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최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딥시크와 같은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알리바바 등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무차별 진입하는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한중 FTA 2단계가 공식 재개된 것은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5월이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리창 중국 총리와 윤 전 대통령이 서비스 FTA 협상에 합의하면서 양국 정부가 실무 수준에서 논의를 이어왔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2단계 FTA 가속화를 공식 지시하면서 양국의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상호 이익과 윈윈 원칙을 고수해 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AI, 바이오 제약, 녹색산업, 실버 경제 등에서 경제·무역 협력을 업그레이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2015년 12월 중국과 FTA를 체결한 뒤 주로 상품 무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교역 관계를 넓혀왔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 소비와 공급망 독립을 강화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우리나라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중국을 상대로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서비스 시장 개방은 우리나라에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실제 중국의 서비스 무역은 최근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서비스 수출은 1조 6883억 위안(약 32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서비스 수입은 2조 1989억 6000만 위안(약 417조 원)으로 같은 기간 3.2% 증가했다. 중국의 서비스 무역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크게 감소했지만 이듬해 반등한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8월 내놓은 ‘최근 중국의 서비스업 무역 동향’에 따르면 중국의 서비스업 국내총생산(GDP)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9%씩 성장해 지난해 76조 5000억 위안(약 1경 5000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미 전체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1.2%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국과 서비스 교역이 활발해질 경우 이득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는 “서비스 투자의 구체적인 품목에 따라 대중 무역적자 해소 폭이 달라지는 만큼 아직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하는 단계”라면서도 “K팝·K드라마 등 콘텐츠 시장이 개방된다는 것은 한국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송출을 금지했다. 이후 8년째 중국에서 K팝 콘서트가 열리지 않는 등 K콘텐츠 진출이 제한된 상태다. 그러나 시 주석이 전날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이재명 대통령,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과 대화하며 한국 가수의 중국 공연 제안에 호응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이날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디지털 부문에서 중국에 대한 서비스 시장 개방을 더욱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이미 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챔피언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각종 무역장벽으로 이런 기업들의 진입을 제어하고 있지만 자칫 국내 소상공인들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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