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업가의 지식, 경험, 전문성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전공 교과목 수강을 통해 교과목 내용과 연계된 실제(real-world) 문제 해결 능력을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은 학생들의 사회진출 경쟁력(창업, 대학원 진학, 취업, 사회혁신가 등) 강화에 중요한 요소이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아이디어는 창업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문제 기반의 강의 혁신은 학생들에게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준다.
본인 전공을 기반으로 융합적인 실제 문제 해결 경험이 많은 학생은 재학 중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실현할 수 있으며, 취업 후 기업에서의 경험을 더해서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 창업할 수도 있다.
창업 관련 정부 사업에 소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특별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전공 교과목에서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강의 혁신은 다수의 학생에게 창업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여 창업 활성화에 대한 촉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 공학교육 혁신의 아이콘인 올린공대는 설립 초기부터 교육철학을 명확히 했다. 올린 공대 교육은 사람에서 시작해 현실 세계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올린 공대 교육의 특징이다.
'구현하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라 혁신적 아이디어일 뿐이다'라는 것이 올린공대 교육혁신의 정신이다. 올린공대가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디자인 프로젝트를 6개 학기 이상 수행하는 이유이고, 4학년 1년 동안 SCOPE(Senior CapstOne Program in Engineering)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업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체가 스코프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6만 달러를 학교에 지불해야 하며, 프로젝트에서 창출되는 IP는 기업체가 소유하도록 돼 있다.
올린 공대의 성과 자료(2018~2022)에 따르면 졸업 후 10년이 지난 졸업생들이 스타트업 벤처에 종사하는 비율은 39%이다. 학부 과정만 제공하는 올린 공대의 많은 졸업생이 스타트업 벤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왜일까. 신입생 시절부터 졸업할 때까지 PBL 교육을 통해 기업에서 주어지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결과인 것이다.
피치북은 10년(2014.01.01.~2025.09.01) 동안 벤처캐피털 자금을 조달한 동문 창업자의 수를 기준으로 대학 순위(학부, 대학원: 100위, MBA: 50위)를 매년 발표(2025.09)한다. 학부 졸업생을 기준으로 할 때 버클리 대학이 1위(창업자: 1804명, 창업기업: 1650개, 조달 자금: 97조 원), 대학원 졸업생 기준으로는 스탠퍼드가 1위(창업자: 4287명, 창업기업: 3286개, 조달 자금: 340조 원), MBA 졸업생 기준으로는 하버드가 1위(창업자: 1906명, 창업기업: 1757개, 조달 자금: 118조 원)이다. 학부 64개, 대학원 50개, MBA 30개 대학이 미국 대학들이다.
미국 대학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우수한 창업 생태계뿐만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강의 혁신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창업은 종합예술이라고 하듯이 창업 성공 요인을 한 가지로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창업 활성화를 위한 필요 조건은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강의 혁신(한양대의 경우 IC-PBL)이다.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전 한양대 총장) wskim@hanyang.ac.kr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한국산학협력학회장, 제2기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공동위원장, 제15대 한양대 총장을 거쳤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GIST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