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생각보다 주름이 없네!”
28일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에어돔 전시장. 홀로그램 영상 속 삼성전자의 차세대 휴대전화 ‘갤럭시 트라이폴드(가칭)’가 두 번 접히는 장면이 나오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졌다. 유리 전시관 안에 놓인 기기를 향해 연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행사장을 찾은 40대 성 모 씨는 ”기기가 두껍거나 지나치게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 ”실제 제품이 기대된다“고 했다.
500평 규모의 하얀 돔 내부가 미래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첨단 박람회장으로 변했다.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인 ‘K-테크 쇼케이스’가 개막하면서다.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들어 일반 시민들도 속속 입장하며 전시장은 뜨거운 열기로 채워졌다.
관람객들의 발길은 일단 삼성전자 부스에 놓인 트라이폴드폰이 잡아끌었다. 현장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여러 이름으로 부르지만 공식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전원을 연결하지 않았지만 실물 기기”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경주 K-테크 쇼케이스에서 첫선을 보였다.
같은 부스에 전시된 114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예술 영상도 압권이었다. 디스플레이는 전시된 4면뿐 아니라 바닥과 천장 거울에도 영상이 반사돼 화려한 몰입감을 냈다. 2017년형 QLED부터 최신 마이크로 LED까지 삼성의 TV 디스플레이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영상 작품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이 영상은 경주 APEC의 취지에 맞춰 동양화와 서양화가 어우러진 주제로 준비됐다.
현대자동차 부스를 통해서는 이동수단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적용할 수 있는 ‘이지스왑(Easy-Swap)’ 모형이 대표적이다. 이는 차량 후방 모듈을 용도에 따라 교체하는 방식이다. 기존 차량의 볼트 조립 방식은 전자식 마그네틱과 기계식 장치로 바꿨다. 부스를 찾은 경주 주민 김 모 씨는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주중에는 밴을 타다 주말이 되면 캠핑카로 바꿀 수 있다고 하니 활용성이 한결 올라갈 듯하다“며 “조립 과정도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보행자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공간이라도 차량을 안전하게 밀어넣을 수 있는 주차 로봇 역시 주목받았다.
대기업 부스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기술 외교전’이 펼쳐졌다. LG전자는 ‘시그니처 OLED T’ 28대를 이용한 초대형 샹들리에를 설치했다. 투명·무선 OLED TV를 링 형태로 배치해 360도 어느 방향에서도 영상이 감상되도록 했다. SK그룹 부스에서는 AI·반도체·데이터센터 기술이 한 눈에 담겼다. 특히 HBM4 고대역폭메모리,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 등 첨단 반도체 솔루션의 기술력이 강조됐다. 메타는 레이밴과 협업해 제작한 스마트글래스를 내걸었다. AI 기반 영상 촬영과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는 이날 오후 1시께 행사가 열리는 에어돔을 찾아 SK그룹 부스를 포함한 내부 공간을 꼼꼼히 둘러봤다. 대한상의와 딜로이트가 추산한 이번 APEC 2025의 경제적 효과는 약 7조4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 중 브랜드 가치 상승과 투자 유치, 수출 확대 등 중장기 간접효과만 해도 4조 1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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