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샤오미가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대륙의 애플’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해외 공급망 견제로 타격을 받은 애플의 빈자리를 샤오미가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1분기 조정 순이익 106억 8000만 위안(약 1억 4800만 달러)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94억 8000만 위안)를 웃돌았다. 매출도 1112억 9000만 위안을 달성해 예상치(1084억 9000만 위안)를 크게 상회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생태계 구축에 나선 전략이 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미 매출의 약 40%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이며 뒤이어 가전제품과 기타 사업이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초기 ‘가성비’로 승부하던 샤오미는 2020년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누르고 시장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이후에는 자체 개발한 고성능칩 ‘Xring O1’을 탑재한 15S 프로 모델을 내놓으며 애플의 최신 A18 프로 칩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투자사 제프리스는 최근 샤오미의 목표주가를 69.50홍콩달러에서 73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주가 상승 여력이 43%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애플은 첩첩산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애플은 이례적인 할인 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약진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4위(15.7%)까지 내려앉았다.
애플은 ‘앞마당’인 미국에서도 고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해외 공급망,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강하게 견제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정부는 애플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 조달과 제조 공정에 대해 최소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중동 순방 당시 동행을 거부한 것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