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띄운 네이버, 쿠팡과 명품 승부 겨룬다

2025-10-28

네이버와 쿠팡이 빠른 배송에 이어 명품으로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 럭셔리 뷰티·패션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를 통해 명품 커머스를 강화하는 가운데 네이버도 명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나선 것이다. 두 전자상거래(e커머스) 강자가 명품 구입을 위해 주저 없이 지갑을 여는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플러스스토어의 ‘럭셔리’ 서비스를 ‘하이엔드(HIGHEND)’ 서비스로 새롭게 개편했다. 기존 럭셔리 서비스는 명품 패션, 뷰티 브랜드들이 입점해 상품을 판매해왔다. 하이엔드는 여기서 나아가 명품 리빙·가전까지 확장했다.

하이엔드에 입점한 대표적인 명품 리빙·가전 브랜드는 △북유럽 프리미엄 가구 ‘프리츠한센’ △프랑스 하이테크 오디오 ‘드비알레’ △프랑스 명품 도자기 ‘베르나르도’ △프랑스 크리스탈 ‘바카라’ 등으로 20여 개다. 이 중 이탈리아 다이닝웨어 ‘코지타벨리니’와 프랑스 패션 하우스 ‘메종 마르지엘라’는 아예 하이엔드를 국내 공식몰로 활용했다. 쿠팡이 알럭스를 통해 뷰티, 패션에 주력해온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가 더 다양한 종류의 명품을 취급하는 셈이다.

네이버는 명품 카테고리를 늘림으로써 ‘단골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상 명품 시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객들이 특정 브랜드의 제품만 구매하며 VIP 지위를 유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명품 브랜드가 e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단숨에 이용자로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네이버가 컬리와 같은 충성 고객을 확보한 브랜드를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입점시키며 단골 고객의 접근성,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의 연장선이다.

네이버는 하이엔드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직매입이나 병행수입이 아닌, 명품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공식몰 또는 브랜드가 지정한 공식 인증사를 통한 제품인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이엔드에서 구입한 고객들은 정품 및 A/S 보증, 시그니처 패키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라면 한도 제한 없이 결제 금액의 2%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추가 적립 받을 수 있는 점도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네이버는 기존 럭셔리 서비스를 4년간 운영한 결과 거래액은 10배, 입점 브랜드는 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이 같은 확장세에 쿠팡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올해 6월 럭셔리 뷰티 서비스인 알럭스에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연동해 패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럭스의 가장 큰 혜택은 빠른 배송이다. 쿠팡 멤버십인 와우 회원이라면 로켓직구 방식으로 4~7일 내 상품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으며 무료 반품도 가능하다. 관세와 부가세를 별도로 신고, 납부할 필요도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 네이버 모두 명품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기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럭셔리 명품 브랜드일수록 여전히 e커머스 입점에 소극적인 탓이다. 브랜드가 입점하더라도 신상품, 히트상품은 아예 e커머스 플랫폼에 판매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SSG닷컴이 신세계백화점과의 연동성을 내세워 샤넬 시계, 피아제 시계 제품을 국내에 단독 판매한 점이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사고 싶은 제품의 유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네이버와 쿠팡 모두 명품으로 커머스를 확장하고 있지만 브랜드·상품의 라인업까지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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