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사이드·현대글로비스와 3자 협약…글로벌 LNG 시장 진출
주택은 '숨고르기'…산업시설·플랜트 등 고수익 사업 중심 재편
[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이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플랜트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를 핵심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호주 에너지 대기업 우드사이드 에너지 및 현대글로비스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사업 개발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우드사이드 에너지에 제공한다.
이번 협약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LNG 시장 진출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이번 협약을 발판 삼아 LNG 분야에서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군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LNG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선제적 시장 진입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LNG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까지 278억 달러(약 40조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BNEF는 2030년까지 LNG 수요가 5억60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주택은 '숨고르기'…고부가가치 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 가속
이번 신시장 진출은 주택사업에 제동이 걸린 현대엔지니어링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발생한 안성 교량 붕괴 등 사고 여파로 주택 분야의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제로(0)'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수주 중단은 사고 이후 내부 안전체계를 점검하는 동시에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숨고르기의 일환이다. 중단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에너지, 플랜트 등 분야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플랜트, 데이터센터 등 비주거 분야를 신성장축으로 삼고, 조직 구조 및 사업 전략 전환에도 착수한 상태다.
올해 실시한 조직개편 역시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한다. 기존 대표이사·재무본부장(CFO)·건축사업본부장 중심의 3인 사내이사 체제에서, 올해는 건축사업본부장 대신 플랜트사업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새롭게 합류했다. 플랜트사업본부장이 사내이사 직에 오른 것은 7여년 만이다.
사업부별 전략도 재정립됐다. 플랜트사업본부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수주에 주력하고 있으며, 건축사업본부는 데이터센터와 배터리공장 등 산업시설 중심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자산관리사업본부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규 분야 진출에 나서는 등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조직 운영 체계의 효율성 제고도 이뤄졌다. 1분기부터 플랜트영업본부 산하에 분리돼 있던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수소 사업팀은 '에너지영업팀'으로 통합됐다. 유사 분야 간 업무를 일원화해 사업 효율성과 대외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 4월 말 내부적으로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장기적 체질 개선 △인명 피해 사고 재발 방지 위한 현장 시스템 점검 △안전 시스템 재점검 △신규 주택사업 수주 중단 등을 주요 골자로 한 혁신안을 추진하고 있다.
손명건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세계적 LNG 기업인 우드사이드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LNG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전사적 역량을 모두 동원해 우드사이드에서 추진할 LNG 사업에 대한 토탈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