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으로 어린이 2만1000명 장애 입었다···“제네바 협약이 무의미”

2025-09-04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보고서 공개

장애인 83%가 이동 보조기구 잃어

“최소 15만명 부상, 25%는 평생 장애”

유엔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장애를 갖게 된 어린이가 2만1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는 3일 가자지구 전쟁으로 4만500명의 어린이가 전쟁으로 부상을 당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인 2만1000명이 장애를 갖게 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CRPD는 가자지구 장애인이 강제이주, 공습 대피, 식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CRPD는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 중 내리는 강제 이주명령을 접하기 어려웠으며, 대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했다.

또 가자지구 기근이 심각한 가운데 장애인들은 식량을 구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이스라엘 지원을 받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가자지구에 4곳의 배급소를 두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이 구호 지점에서 정기적으로 총격을 가하는 데다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해 장애인이 구호품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CRPD는 장애인 83%가 이동 보조기구를 잃었으며, 대부분은 당나귀나 수레 등 대체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휠체어, 보행기, 지팡이, 부목 등을 지원 ‘이중 용도 품목’으로 분류해 지원 물품에서 제외하고 있다.

CRPD는 2023년 10월7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최소 15만711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중 25% 이상이 평생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니세프는 지난 1월 가자지구가 세계에서 아동 사지절단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약 3000~4000명의 아동이 한 팔 또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상태이며, 이는 세계 어떤 지역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권위의 식량위기 분석체계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가 가자지구에 기근이 발생했다고 선포한 가운데 아동 영양실조도 급증하고 있다. IPC에 따르면 2026년 6월까지 5세 미만 어린이 13만2000명이 급성 영양실조로 사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WRA·운르와) 사무총장 필리프 라자리니는 “가자지구가 국제인도법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엘파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네바 협약을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며 “오늘날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향후 모든 분쟁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협약은 전쟁 및 무력 충돌시 인도주의적 기준을 정한 국제협약으로 부상병·조난자·포로·민간인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