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나이지리아의 심각한 기아 상황을 돕기 위해 3250만 달러(약 450억원) 규모의 지원을 승인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 자금이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내 국내 실향민들에게 식량과 영양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이지리아 동북부와 서북부 지역의 76만4205명이 지원을 받게 되며, 이 가운데 임신·수유 중인 여성과 소녀 4만1569명, 어린이 4만3245명에게는 보충 영양 지원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원조가 대부분 중단됐던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정책 전환이라고 짚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7월 “불안정과 자금 부족으로 나이지리아 북부가 전례 없는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며 “130만 명 이상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으며 보르노주 내 150개 영양 클리닉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WFP는 지난해 나이지리아 지원 자금의 45%를 USAID로부터 충당했으나,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지 취약계층이 대규모 이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지리아 북부는 2009년부터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 등 무장 극단주의 단체가 정부에 맞서 활동하면서 불안정이 지속돼왔다. 최근 몇 달간 공세가 강화되면서 치안 악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지난 16년간 이어진 무장세력과의 충돌로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만 3만5000명 이상이 숨졌고, 약 200만 명이 피란민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