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정보원)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수업설계안 개발에 참여 중인 교사 957명의 휴대전화 번호, e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보원은 교사들에게 사과문을 보내면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은 반드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원은 지난 16일 오후 8시쯤 AI 교과서 수업설계안 개발에 참여하는 교사 957명에게 사과문을 담은 e메일을 보냈다. 정보원은 사과문에서 “선생님들의 상호 피드백 그룹의 정보 조회를 위한 엑셀파일을 구글드라이브에 탑재하면서 암호를 설정해놨다”며 “이 파일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열람 또는 다운로드할 경우 암호 설정이 해제되는 현상이 발생해 수업설계안 개발에 참여한 교사들의 개인정보가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보원은 교사 957명의 이름·소속학교·지역·휴대전화번호·e메일 등 5개 항목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했다. 정보원이 정보 유출을 확인한 시점은 지난 13일이다. 정보원의 사과문 발송은 사흘 뒤인 지난 16일에야 이뤄졌다.
정보원은 사과문에서 “구글 드라이브에 탑재한 엑셀파일을 삭제조치했고, 피드백 그룹 조회는 별도 메일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도록 공지사항에 재안내했다”며 “AI 교과서 수업설계 개발에 참여 중인 선생님들 중 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열람해 내려받으신 경우 해당 파일은 반드시 삭제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인정보 악용으로 의심되는 전화, 메일 등을 받으시거나 기타 궁금하신 사항은 피해상담창구로 연락해주시기 바란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불편을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교육부와 정보원에서는 올해 5월과 8월 이미 한 차례씩 교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적이 있다.
교육부가 올해 5월20일 시·도 교육청에 보낸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대상자 선정 결과 안내’ 공문에 첨부한 연수대상자 명단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연수 참여 교사 1만1000여 명의 이름, 소속 학교, 휴대전화 번호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올해 8월8일 오후 10시쯤에는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지식센터 홈페이지에서 교원 353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교원 353명의 아이디, 전화번호, 소속, 이름 등이 구글 검색 페이지에 노출됐다. 정보원은 교사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난 뒤에야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논란이 더 커졌다.
AI 교과서는 학생 개별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AI 교과서 도입시 학생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데, AI 교과서 관련 정책 추진과정에서 연이어 개인정보유출이 일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교사 A씨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인데 교육부 쪽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엄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량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엑셀 파일을 그대로 공개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