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광주 롯데-광주전. KIA가 3-0으로 앞선 6회초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선발 김도현이 1사 1루에서 나승엽 볼넷과 전준우 사구로 만루 대위기에 몰렸다.
이범호 KIA 감독은 흔들리던 김도현을 내리고 전상현을 한 박자 빠르게 올렸다. 전상현은 손호영에게 중견수 방면 뜬공을 유도했다. 3루 주자 고승민이 홈을 밟는 대신 아웃 카운트 1개를 추가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음이 급했던 것인지 고졸 신인 박재현이 그만 공을 놓치고 말았다. KIA는 아무 소득 없이 ‘실점’만 하고 다시 만루에 놓였다. 이대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했지만 전상현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전상현은 정훈에게 땅볼을 끌어내고자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 3개를 연속으로 던졌고, 결국 2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KIA는 승부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한 불펜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하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 경기 전까지 KIA 불펜진 평균자책은 6.25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대위기를 타파한 전상현도 직전 등판이었던 11일 SSG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0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은 달랐다.
전사현이 7회초 2사에서 윤동희에게 안타를 맞자 이준영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8회초 등판한 셋업맨 조상우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타선이 8회말 1점을 보태 3점 차 리드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정해영도 이변 없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 김도현은 5.1이닝 4안타 2사사구 1삼진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해결사였다. 김도영은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초구 높은 직구를 때려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쳤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후속 타자 최형우가 데이비슨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추가점을 뽑았다. KIA는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땅볼로 추가 득점을 올렸다.
롯데는 선발 데이비슨이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타선 집중력에서 밀렸다. 연승 행진도 ‘4’에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