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 이젠 해결해야"...최고 인구 전문가 모인 'JTBC 내일포럼 2024'

2024-10-02

“저출생 문제에 수백 조 원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문제는 더 악화하고 있는 것 같다. 파편화된 대응이 아닌 저출생 정책의 연결과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JTBC가 주최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후원한 ‘JTBC 내일포럼 2024’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홍 부회장은 “저출생이 되돌릴 수 없는 저성장 시대로 몰고 갈 것이란 전망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내일로 넘어가기 위해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회장의 발언은 포럼 주제로 ‘저출생, 저성장 그리고 우리의 미래’로 선정한 이유와 맞닿아 있다. 전진배 JTBC 대표이사는 “저출생은 미·중 경기 침체, 중동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보다 더 근본적이고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이 추세라면 미래세대는 혹독한 조건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JTBC 내일포럼’은 저출생 위기와 관련 국회와 정부·지자체, 문제 해결에 동참한 기업과 인구 전문가들의 교류를 통해 상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추경호·박찬대 여야 원내대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자리했다.

최 부총리는 축사에서 “20세기 이후 한국 고도성장의 원동력은 사람이었다”면서 “이제는 인구가 우리 경제 부담을 주는 ‘인구 오너스(Onus)’인 시대”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의 노력에 따라 희망은 있다”면서 “현재의 인구 위기를 혁신의 계기로 삼아 범정부 역량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주 부위원장은 ‘저출생 대응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정책 및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초저출생·초고령사회·초인구절벽의 ‘3초(超) 위기’를 겪고 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경제·사회·교육·안보·지역 등 전반에서 국가적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초(超) 위기’는 수치로 나타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인데, 1970년(101만명)과 비교해 1/5 수준이다. 이어 한국은 내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전체 인구의 20%가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된다. 고령화 사회(2000년)에 들어선 지 25년 만인데, 일본(37년)보다 빠르다. 이 사이 매년 세종시 주민(약 36만 명)만큼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인구 절벽 상황에서 주 부위원장은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1.0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양육은 청년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결정”이라면서 “이러한 인식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대응과 “아이는 행복”이란 인식의 변화란 두 축으로 범국가적 총력 대응을 약속했다.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포럼은 ▶우리의 내일 1: 일본 ▶우리의 내일 2: 베트남 ▶우리의 기회 순으로 진행됐다. 저출생 관련 ‘한국의 미래’라 불리는 일본과 ‘저출생 시대’로 진입한 베트남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예측했다. 이어 자녀 1명당 1억원씩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 부영그룹, 저출생 대응에 나선 전북도 사례를 통해 한국의 위기와 기회를 검토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김명중 일본의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은 한·일 양국 상황은 비슷하지만 “한국은 2001년부터 일본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도의 차이지만 일본이 한국보다 여성 초혼연령이 빠르고 낮은 결혼비용・주거비용을 부담해 출산율이 한국보다 다소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청년세대 고용 안정화·출산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우리의 내일에 베트남 MZ가 중요한 이유’란 발표에서 “인구 대국이 경제 대국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며 인구수보다는 청·장년 인구 비율과 교육 수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2명이 만나 2명을 낳으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세 번째 세션에선 박현순 부영그룹 전무가 ‘자녀 1명당 1억 원’이란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제도를 실시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박 전무는 “지금까지 총 70명에게 70억원을 지급했다”면서 “현금성 지원이 출산과 결혼을 북돋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전무에 따르면 해당 결정 후 그룹 내에서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는 직원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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