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격려한 김어준, 때린 이동형…분화하는 친여 스피커들 [유튜브에 휘둘리는 여당③]

2025-09-10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이 넘어가면서 친여 성향 유튜버 역시 분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엔 정권 교체라는 공통 목표엔 합심했지만, 이재명 대통령 취임 뒤 사안에 따라 각자도생하는 모양새다. “권력을 잡을 때까진 원 보이스였지만, 주 시청층에 따라 분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국면이 됐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분석이 나온다.

분화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이슈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사면 문제와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태에 대한 대응이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채널에서 구독자 223만명을 보유한 여권의 ‘원조 스피커’ 김어준씨는 혁신당 성 비위 사태에 말을 아껴왔다. 그러다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뉴스공장’ 방송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원래부터 조국이 미웠는데 얼씨구나 하고 마구 때리는 사람들이 있다. 조국 책임론도 거론한다”며 “그렇다고 조국 대표가 억울해 해선 안 된다.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없지만, 조국에게 해결을 기대하는 그 마음을 받아 안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혁신당 성 비위 사태를 정면으로 꼬집기보다는 조 원장을 오히려 격려하며 ‘친조국’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김씨는 2011년 ‘나는 꼼수다’ 이후 15년 가까이 여권의 중량급 스피커로 활동해왔다. 그런 만큼 그의 채널 애청자 중엔 ‘문파’와 ‘친명’을 아우르는 이념형 골수 지지층이 포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조 원장이 사면 후 처음 출연한 방송도 김씨의 유튜브였다. 지난달 18일 방송에서 이들은 “기회가 오면 대권에 도전하느냐”(김어준), “너무 먼 얘기”(조국)라는 문답을 주고받았다.

반면 주로 이 대통령 지지층이 밀집한 ‘이동형TV’(구독자 84만3000명)의 이동형 작가가 조 원장을 대하는 자세는 사뭇 다르다. 이 작가는 지난 4일 라디오에서 “조국 원장은 당 대표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일반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며 조 원장을 정면으로 겨눴다. 이 작가는 조 원장 사면을 앞뒀을 때도 언론 인터뷰에서 “멸문지화 공격을 받아 연민은 있겠지만, 아무 잘못이 없는 무고한 사람인데 저렇게 됐다는 건 아니다”며 사실상 사면에 반대했다.

기존 여권 주류와 차별화되는 친이재명 방송으로 평가받는 새날(114만명) 역시 혁신당 사태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이 사건은 피해가 확인돼 가해자가 제명된 상태”라는 근거를 들었다. 정치·시사 외 연예·의학·역사 등 다양한 분야 다루는 매불쇼(276만명)는 지난 4일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출연을 취소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거취를 둘러싸고도 이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김어준씨는 강 의원의 후보직 사퇴 직후인 7월 24일 “그를 사퇴시켜야 할 만큼의 사건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없다. 언론이 이재명을 이겨먹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달 28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두고도 “강 후보자가 사퇴해서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동형 작가는“‘정치 생명을 끊었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부담을 언급했을 뿐 당시 엄호에 나서진 않았다. 매불쇼 역시 소극적이었다.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등 최신 쟁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김씨는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최근 방송에서 여러 차례 밝힌 반면 이 작가는 지난 6일 라디오에서 “시끄러울 수 있다. 위헌 소지가 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