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 김장 1~2주 늦추세요

2024-10-22

올해 폭염과 폭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을 겪으며 우리 식생활도 큰 타격을 입었다. 금사과·금배추 등 주요 농산물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먹거리 불안과 가계 부담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

계절에 따른 가격 변동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가격이 급등한 상황은 거의 전례가 없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식량의 안정적 수급이 더이상 보장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았고, 국내산 농산물의 소중함과 기후변화가 식량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을 실감하게 됐다.

농산물가격 급등은 가계에 큰 부담을 줬고, 외식비 인상 등 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10월 들어 배추 가격 상승은 김치파동으로까지 이어졌고, 정부는 중국산 신선배추를 긴급 수입해 수급불안을 해결하려 했으나, 이는 근본적인 대응책이 되지 못했다.

이번 기후위기는 지속가능한 식자재 수급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정부는 스마트농업 등 장기적인 농업정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생산자들도 기후변화에 맞춘 새로운 농업기술과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소비자 역시 기후변화가 농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고, 국내 농산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이럴 때 정부는 농산물 산지 상황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려줘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 패턴과 가계 관리를 함께 고려해 소비 품목과 시기를 조절하는 등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가 필요해서다.

특히 올해는 김장배추 정식이 평년보다 늦어져 수확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김장 시기를 예년보다 1∼2주 늦춘다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배추농가들도 작황 회복을 위해 거름 주기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추 가격이 오르자 일부 소비자들은 양배추를 활용해 김치를 담그는 등 지혜롭게 행동했다. 이처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조리법을 시도하고, 농산물 소비의 균형을 잡는 것은 소비자의 중요한 선택이다.

현명한 소비자 행동이 시장을 변화시키듯이, 경제를 살리는 지혜로운 소비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결국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정책과 소비자의 현명한 역할이 다가오는 식량위기에 대한 필수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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