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 2분기 임직원 수를 직전 분기 대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테일과 기업금융(IB) 사업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메리츠증권이 임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리며 눈길을 끌었다. 대형사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의 올 2분기 임직원 증가 수는 직전 분기 대비 절반 넘게 줄며 업계 양극화 심화 분위기를 대변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한국투자·NH투자·삼성·메리츠·KB·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의 올 2분기 기준 임직원 수 총합은 1만 7000명으로 직전 분기인 올 1분기 대비 122명 증가했다. 올 1분기 동안 증가한 17명에 비해 7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대형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이 가장 많이 임직원 수를 늘렸다. 올 2분기 동안 증가분의 과반인 61명의 임직원을 충원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웹트레이딩시스템(WTS)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특히 정보기술(IT) 인력 충원에 집중했다. 메리츠증권은 올 2월 이장욱 전 네이버페이 증권 리더가 이노비즈센터로 합류한 이후 네이버·카카오·토스 출신 IT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이노비즈센터에는 30명이 넘는 IT 인력이 존재한다. 메리츠증권은 아울러 올해 발행어음 사업 인가 준비 차원에서 IB 인력을 다수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증권 외에 키움증권(29명), KB증권(22명), 미래에셋증권(16명), 하나증권(10명) 등도 임직원 수를 늘렸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변동이 없었다. 삼성증권(-6명)과 NH투자증권(-33명)은 임직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줄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임직원 수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퇴사자가 많은 것일 뿐 조직 운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6개 증권사의 올 2분기 임직원 증가 수는 대형사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0명에 그쳤다. 올 1분기 기록한 64명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든 수치다. 유안타증권(21명)과 토스증권(19명)이 임직원을 많이 늘린 가운데 최근 기업공개(IPO) 전담 조직을 출범하며 인력 영입에 나선 우리투자증권의 임직원 수가 17명 증가했다. 반면 IBK투자증권(-19명), 신영증권(-13명), 유진투자증권(-11명)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실적 양극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의 IB 역할 확대가 자본력과 업무 영역 측면에서 유리한 대형사 중심으로 이뤄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형사가 갖춘 폭넓은 영업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 IT 인프라, 다양한 자산에 대한 높은 접근성 등의 이점은 앞으로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