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7억, 전영현 6억···'억'소리 나는 삼성 임원의 책임경영

2025-03-06

삼성그룹 사장단의 '주식 모으기' 릴레이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등 국내외 리스크로 우리 전략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 회사 수장으로서 반드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짊어진 책임감을 드러내듯 모두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투입해 시선이 모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회사 주식 2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취득단가는 13만5600원으로, 총 금액은 2억7120만원에 이른다. 그는 2022년과 2023년에도 각 2000주를 사들였으며, 이번에 총 6000주의 삼성전기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장 사장이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의 일환이다. 일반적으로 임원의 주식 거래는 주주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야 주가가 오르고, 임원 자신도 이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낯선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부터 중공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계열사에서 경영진이 동시다발적으로 그 행보에 동참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거래 규모도 수억원에 달한다. 일례로 삼성전자에선 한종희 부회장이 작년 9월 총 7억3900만원에 1만주를 매입했고, 비슷한 시기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도 3억4750만원어치(5000주, 주당 6만9000원)를 사들여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사령탑'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역시 취임 직후인 작년 6월 3억7609만원을 들여 삼성전자 주식 5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3개월 뒤 다시 5000주(3억1350만원 규모)를 사들이면서 실적 회복을 약속했다.

그에 앞선 작년 4월엔 삼성중공업을 이끄는 최성안 부회장이 5억1210만원을 들여 회사 주식 6만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삼성 경영진의 적극적인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 회사 주가 방어에 수억원을 쓰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여서다. 물론 일각에선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나 국내 1위 기업 책임자로서의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운 숫자는 아닐 것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다만 개인이 회사·주주와 목표를 공유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게 외부의 중론이다.

삼성 경영진의 주식 매입 행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주가 띄우기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그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구성원의 동참이 필수적이어서다. 삼성전자 임원의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일부를 주식으로 받는다. 상무가 50% 이상, 부사장이 70% 이상, 사장이 80% 이상을 각각 주식으로 받고 지급일(20206년 1월) 이후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다는 조건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 임원이 주식을 매입하면 회사의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를 놓고 일부는 기업의 주가가 저점에 가깝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향후 삼성 계열사의 주가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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