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가 항공사 티웨이항공이 새 대표 체제를 구축한다. 새 수장이 이끄는 티웨이항공이 ▲조직 안정화 ▲소액주주와의 관계 개선 ▲에어프레미아와의 합병 등 마주할 주요 과제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2015년 대표 자리에 오른 이후 10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앞서 대명소노는 지난달 26일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를 인수하며 총 54.79%로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에 대명소노는 정 대표이사를 대신할 자리에 대명소노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 소속 후보 3명을 추천했다. 이상윤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 총괄 임원, 안우진 세일즈마케팅 총괄 임원, 서동빈 항공사업 TF 담당 임원이다.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의 새로운 뼈대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에 새 얼굴을 맞이하는 티웨이항공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이후 바삐 움직일 모양새다. 조직 안정화, 소액주주와의 관계 개선, 에어프레미아 인수 합병 등 해결할 과제가 쌓여있어서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조직 안정화'
티웨이항공 대표 선임 후 맞이할 첫 번째 과제는 조직 안정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 티웨이항공의 경영 참여를 본격 선언하며 경영개선요구서를 전달했다. 현 티웨이항공 경영진을 전면교체하고,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것이 그 골자다.
일각에서는 호텔‧리조트 사업을 하던 대명소노의 전무후무한 항공업 경험 및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항공산업은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철저한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관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잡음의 최소화는 물론 조직의 안정화를 꾀하며 티웨이항공의 안전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시선이다.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였던 예림당과의 지분 싸움에서 승리해 경영권 자리를 꿰찬 만큼 대명소노가 조직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티웨이홀딩스 소액주주의 반발 심화···관계 개선 시급
지난 19일 티웨이홀딩스 소액주주연대는 티웨이항공 유상증자와 인수를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앞선 지난달 10일 소액주주연대는 티웨이홀딩스에 ▲공개매수를 통한 인수 ▲인수 목적과 경영전략 공개 ▲주주가치 보호를 고려한 재무계획 공개 ▲소액주주권리침해 방지 방안 등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티웨이홀딩스의 소액주주연대는 티웨이홀딩스 지분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 티웨이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53.71%로 전체 발행주식 총 1억1316만494주 중 6081만9495주를 소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결집율을 높여 주주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주주행동 플랫폼인 '액트'를 통해 세력을 키웠다. 20일 기준 액트를 통해 모인 주주의 지분율은 12.19%로 10%를 넘어섰다. 이는 소액 주주연대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티웨이홀딩스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하며 대명소노의 경영권 장악에 반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달 말 진행될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선임, 유상증자 등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소액주주가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기업이 이들과 상생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주가치를 배제한 경영이 오히려 반발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은 경영 방식이 법 개정 이후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관문은 에어프레미아 인수‧합병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에 이어 지난해 11월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인수하면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에도 나섰다. 오는 6월 콜옵션 행사로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가 된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재무상태가 에어프레미아 인수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매출액은 1조5367억원. 영업 손실은 122억원이 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의 낮은 수익성은 대명소노의 자금 조달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티웨이항공의 재무적 불안정성은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대명소노의 실제 자금력과 전반적인 재무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의 인수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및 승인, 국토교통부의 항공사업법 심사 등을 통과해야 하는 것도 까다로운 관문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잇따른다.
구 회장은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시장의 독과점 여부, 소비자 후생 저해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에어프레미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 LCC 시장은 새로운 경쟁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