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높은 목소리 톤이 거슬린다구요?"…'이것' 때문일 수 있다는데

2024-10-24

여성의 목소리 톤이 높은 것은 젠더(성별) 불평등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음성 인지 전문가 야마자키 히로코 씨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여성들의 높은 목소리가 사회적 압박과 젠더 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마자키 씨는 "일본 여성의 목소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야마자키 씨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 여성의 평균 음성 주파수는 300~350Hz로, 세계 평균(200~220Hz)보다 1옥타브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격으로 볼 때 신장 160cm 정도의 성인 여성이라면 220~260Hz가 자연스러운데, 대부분의 일본 여성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계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 여성 아나운서 10명의 평균 음성 주파수는 340Hz인 반면, 미국·영국·독일·중국·호주·싱가포르·홍콩의 여성 아나운서들은 140Hz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남성 아나운서보다도 낮은 수치다.

실제 일본 남녀평등지수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정치 분야의 남녀평등지수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도 낮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젠더 갭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46개국 중 일본의 남녀평등지수는 125위였다. 전년도 조사(116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분야별로 보면 정치가 138위, 경제가 123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남녀평등지수가 특히 낮은 분야는 정치다. 여성의 의원 수나 각료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고, 지금까지 여성 수상이 탄생하지 않은 것 등이 지수에 반영됐다. 여성의 권리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131위)를 밑돌았다.

경제 분야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 관리직 비율이 낮다는 점, 남녀 소득에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야마자키 씨는 "높은 목소리는 생물학적으로 '미숙', '약함', '보호 대상'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된다"며 "일본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그렇게 보여야 한다는 무의식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현상이 젠더 불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 후반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시행 이후 여성들의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2000년대 들어 다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 '카와이이(귀여움)'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귀여운 이미지를 선호하는 일본의 독특한 문화가 여성들의 목소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야마자키 씨는 "사회 전체가 지나치게 젊음과 귀여움에 가치를 두고, 특히 여성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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