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고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함께 크렘린궁 검열을 피하기 위한 TV채널을 개설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나야와 RSF는 나발니 탄생 49주년인 오는 4일 나발니의 유지를 잇고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한 채널 ‘러시아의 미래’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채널은 RSF가 러시아어 독립 매체들에 시청자들을 만날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운영하는 무료 위성 플랫폼 ‘스보보다 위성’을 통해 송출된다.
나발나야는 이날 프랑스 파리 RSF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간 본인과 나발니의 팀이 유튜브 등을 통해 러시아인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해왔지만, 크렘린궁이 서방 플랫폼을 여러 차례 차단하곤 했다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러시아에는 거의 전면적 검열이 있고 독재 아래 정보를 확산하기 매우 어렵다”며 “이제 새로운 시청자들이 크렘린 체제와 부패, 전쟁, 러시아의 실상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데 대해 남편도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RSF도 위성을 제외하면 러시아의 전통적 TV 영역에 침투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면서 나발니 팀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러시아어권 시청자에게 제공할 채널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티보 브뤼탱 RSF 사무총장은 “러시아인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2월 시베리아 최북단 교도소에서 의문사했다. 나발나야는 유럽에서 푸틴 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