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장애인치과진료

2024-10-15

대한장애인치과학회는 2004년 10월 22일 창립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동년 11월 27일 창립한 대한치의학회 산하 정식 학회입니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필자는 초기 학회 정보통신이사와 보험이사를 거쳐 현재 부회장으로 역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회는 2011년 11월 일본장애인치과학회와 학술 교류 협약을 맺었으며, 2012년 10월 세계장애인치과학회 학술 대회에 참여하여 회원국으로 가입하였고,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학회가 참여하여 만든 아시아장애인치과학회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6년 필자는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치과학회에 서울유치단으로 참여하여 2024년 세계학회의 서울 유치를 성공하였으며, 올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세계장애인치과학회가 개최됩니다. ‘즐거운 치과생활’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16년 시카고 세계장애인치과학회 서울유치단으로 참석 시 선진국들의 장애인치과학회도 그들 국가에서는 여전히 마이너이지만 해야 하는 당위성으로 모인 각국의 장애인치과학회 회원들의 열의 만큼은 어느 메이저 학회 못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장애인의 치과치료를 위한 다양한 보조기구와 의료기기들은 그 당시 우리나라의 장애인 치과치료 발전을 위한 유익한 밑거름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초창기 일본장애인치과학회와의 교류를 통해 제도와 시스템, 학술 등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우리 학회도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위상이 변화되었습니다. 그 실례로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일본 학회 국제이사로서 우리 학회와의 교류, 협력에 힘쓰신 메가 교수를 추모하며 저의 개인 기부로 시작된 메가&최 한일우호기금은 제3세계 국가의 장애인치과학문에 기여하는 치과의사 선생님을 선발하여 2019년에는 처음으로 필리핀 치과의사 두 분이 수상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국제교류 단절로 중단된 기금수여는 2024년 올해 세계장애인치과학회 서울 개최를 기념하여 보다 많은 기금 수여자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우리 학회는 초창기부터 개원가에서 장애인 치과치료의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 중에서도 장애인 치과치료 가산제도의 도입, 확대 실시가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 결과, 1995년 초진 가산 수가 1회 500원으로 시작된 장애인 가산의 역사는 2012년 10월 15개 항목 2배 가산에서 2024년 3월 27일부터 88개 항목 3배 가산으로 개원가의 장애인 치과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진료비=진찰료+행위료+약재료+재료대’로 구성되어져 있고, 3배 가산은 행위료의 3배 가산을 의미합니다.)

덧붙여 2024년 2월부터는 장애인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되었으며, 이 또한 개원의 선생님들의 적극적 관심과 교육이 사업 성공의 필수요소라 생각되므로, 이 지면을 빌려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필자는 1995년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치과진료실 봉사를 시작으로 1997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개원가에서 장애인 치과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초창기 변변한 참고자료도 없이 장애인을 보며 두려움과 걱정을 느낀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어려운 시간 못지 않은 치과의사로서의 자부심과 보람 또한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장애인 진료를 참여하시려는 치과의사분들께는 불소도포나 실런트, 스케일링, 유치발치 등 간단하고 부담없는 비침습적 치료부터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렇게 하시다 보면, 충전, 발치, 보철 치료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며 충분히 진료하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훌륭한 외과의사라도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우식 충전은 할 수 없습니다. 치과진료는 치과의사만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환자와의 신뢰와 믿음으로 각자의 병원 능력에 맞는 치료를 하나씩이라도 시술하겠다는 자세를 갖는다면, 몸은 조금 힘들지라도 마음은 편한 치과진료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치과의사의 참여 부탁 드립니다.

더불어 ‘즐거운 치과생활’의 일반 애독자님들께도 장애인환자나 환자 보호자분들께서 느끼시는 어려움과 불편감을 장애인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 입장에서 누구보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치과에 내원하기 어려운 교통 환경과 경제적 부담 또한 어려운 문제며, 특히 동네 치과에서 장애인을 치료하는 곳을 쉽게 찾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설혹 장애인을 치료하는 치과를 내원하셨어도 장애인환자나 보호자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기대만큼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못 받으셔서 실망하신 적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속도의 문제이지 장애인치료의 발전을 위한 치과의사분들의 노력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으며, 치과계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조금씩, 어떨 때는 예상보다 빠르게 그 결실이 오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한자리에서 20년 넘게 장애인환자를 보다 보면 한 환자를 10년 넘게 주치의로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장애인환자 본인은 말 할 것도 없지만 그 보호자분들의 어려움과 헌신을 옆에서 지켜보게 되고 그럴 때마다 저도 소아마비 지체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분들의 마음에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최소한 장애인의 치과치료 만큼은 우리 치과의사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깁니다. 끝으로 평생을 장애를 갖고 생활하시다 보니 구강관리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 양치관리를 소홀히 하여 말 못 할 치과질환으로 고생하시는 장애인환자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분들을 볼 때마다 저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평소 어렵더라도 양치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고생이 막상 관리를 못하여 치과질환으로 치료받느라 감수하는 고생보다 훨씬 덜 한 고생이므로 평소 양치관리와 예방치료에 노력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끝으로 장애인환자와 환자 보호자분들께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황지영 선생에게 ‘즐거운 치과생활’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황 선생의 원고 청탁을 받고 사진을 정리하던 중, 황선생이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 소속으로 2008년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장애인치과학회에 함께 참가한 사진을 봤습니다.

우리 경희치대 후배이자 장애인 치과진료라는 치과의사 인생의 한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동료로서 현재도 변함없이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을 지키고 있는 황 선생에게 비록 후배이지만 마음으로부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남은 치과의사 인생도 변함없이 장애인 치과진료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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