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민주당의 호남 민심, 역풍일까

2024-10-15

호남 독주체제 양상 예전보다 못해

민주당 일방통행 유권자 반감 작용

대안세력 부상 조국당의 선전 관심

지난 4월 총선 이후 민주당 텃밭인 호남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 결과가 오늘 밤(16일) 나온다. 전통적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 아성에 총선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조국당)이 도전장을 낸 전남 영광과 곡성군수 재보궐 투표가 있는 날이다. 그러나 누가 이기든 간에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이 지역 민심 변화는 그동안 맹주를 자처해 온 민주당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남겼다. 조국당, 진보당과의 선거전이 예측불허 양상으로 전개되자 부랴부랴 지도부가 여러 차례 총출동하고 화력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심상치 않은 바닥 민심을 직감했다. '호남 싹쓸이' 로 상징되는 일당 독주 체제에 대한 유권자 반감이 작용한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 맞서 판세가 불리해지자 조국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처럼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 평가 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사실상 대안 세력으로 조국당을 점찍으면서 호남 주도권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거란 예상이다.

민주당의 선거 과정은 그동안 누적된 당의 안타까운 상황이 그대로 녹아 있다. 독보적 지위를 누리던 호남의 총선 민심에서 과거와 다른 이상 기류를 감지했다. 지역구 28석을 모두 휩쓸어 겉으론 압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저변의 변화 조짐은 호남 1위를 차지한 조국당의 정당 득표율에 있었다. 민심과 동떨어진 개딸 득세의 '비명횡사' 공천을 비롯해 이 대표 방탄 위주의 당 운영, 호남 출신 요직 배제 등에 대한 불만을 회초리 대신 대항마 찾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유권자 일편단심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그간 민주당 후보가 못마땅 해도 선택지가 없었던 것에 비해 그를 대체할 만한 후보가 있기에 경쟁 시스템이 작동한 셈이다.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눈높이를 못 맞추면 경쟁에서 낙오되기 마련이다.

호남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는 두 당의 선명성 경쟁은 정치공학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다. 지금까지 선거 양상이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로 맥 빠진 것에 비하면 서로 난타전을 방불케 하는 숨막히는 경쟁은 눈에 띄는 변화다. 실제 영광군수 예비후보 등록 8명, 곡성군수 6명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조국당의 달라진 위상과 함께 유권자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독주를 거듭해 왔던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전횡에 대한 피로감뿐 아니라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유권자의 자괴감이 반영된 결과다. 근래 보기 드물게 앞다퉈 벌이는 정당의 경쟁 시스템은 역동적 변화를 불러 오고, 유권자 표정도 밝게 만들었다. 경쟁을 통해서만 정치인 생각과 환경이 바뀐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비례대표 12석을 차지해 원내 3당으로 등극한 조국당 앞에 놓여진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확고한 지지 기반도 없이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타도와 검찰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강한 선명성으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지역구 의원이 없어 조직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는 남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전북에서도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입당 회견을 통해 지방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강동원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최영심 전 도의원, 임형택 전 시의원, 김왕중 임실군의원과 정호영 전 도의원, 신영자 전 시의원, 김성수 전 군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지방선거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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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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