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가 대형 조선사가 아닌 경남 지역 조선 및 기자재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수주해 이를 '함정 MRO 클러스터 협의체(MRO 클러스터)' 소속 기업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기술력과 납기, 신뢰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 조선산업 활력은 물론, 마스가(MASGA)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 마산으로 돌아온 월리 쉬라호, 10여개 지역 기업이 MRO…추가 정비까지 획득
마산역에서 30여 분 거리에 있는 마산가포신항. 인근 도로에서부터 남다른 웅장함을 자랑하는 회색 배가 눈에 들어온다.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로 올해 초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MRO 작업을 마치고 출항한 바 있다. 이후 함 자체 중기 정비 일정을 위해 지난 11월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안벽에서만 진행되는 이번 작업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이 아닌 마산항에서 MRO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MRO의 주역은 한화오션이 아닌 지역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다. 삼양마린 등 한화오션과 협력 관계에 있는 MRO 클러스터 소속 등 10여개 지역 기업, 250명의 근로자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항만 인프라 구축을 책임진 삼양마린은 월리 쉬라호의 헬기 이착륙장 데크 수리와 특수 페인팅, 함정 내 인테리어 관련 MRO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다른 협력사 직원들은 선상에서 통신장비 점검과 엔진, 보안 등 각자 담당 분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분야별 강점을 가진 10여개 협력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MRO 작업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특히 협력사들이 추가 정비 항목을 새롭게 확인하면서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월리 쉬라호는 당초 출항 예정이었던 이달 넷째 주보다 약 20일 더 한국에 머무를 전망이다.
◇까다로운 美의 기준도 충족…대기업·지역기업 상생으로 마스가 경쟁력 강화
월리 쉬라호 MRO는 철저한 관리·감독 아래 진행되고 있다. 매일 아침 분야별 작업 책임자와 한화오션, 미 해군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작업 관련 계획과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작업이 끝난 뒤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한화오션과 미 해군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작업 품질에 대한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
장명두 삼양마린그룹 본부장은 “미끄럼 방지 특수 페인트를 사용하는 등 미군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매일 진행되는 리뷰에서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화오션이 수주한 일감을 MRO 클러스터 소속 지역 조선사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 기업이 강점을 가진 영역을 맡아 분업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장 본부장은 “지역 기업들의 인프라를 활용하면 물류와 비용 측면 등에서 경쟁력이 생긴다”며 “중소 조선·기자재 기업들이 실적을 쌓고 미 해군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스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기업들은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라면서 “MRO 기간 동안 함정 승조원들이 지역에 체류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함정 MRO 클러스터 협의체는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면서 “대기업과 중소·중견 업체가 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지역 조선·정비 업체들이 글로벌 방산 공급망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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