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전 참패 이후 식어버린 팬심을 실감하고 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전 예매율이 경기 직전까지 저조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예매 플랫폼 ‘PlayKFA’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열리는 한국과 파라과이의 친선경기는 매진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시작 3시간 전 기준으로 남은 좌석은 약 4만4000석으로 전체 수용 인원(6만6000석)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다.
현장 판매로 일부 좌석이 채워질 가능성은 있지만, 한때 ‘매진의 성지’라 불리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명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이던 2023년 11월 싱가포르전(6만4000석 전석 매진)을 비롯해 11월 21일 중국전(약 4만석 하루 만에 매진), 2024년 3월 21일 태국전(예매 사흘 만에 전석 매진) 등은 모두 뜨거운 관심 속에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 체제 출범 이후 관중수는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첫 경기였던 팔레스타인전에서는 5만9000명으로 매진에 실패했고, 6월 쿠웨이트전에서는 4만 명대로 떨어졌다.
추석 연휴에 열린 브라질전에는 6만여 명이 입장했지만, 0-5 대패로 끝나면서 “무기력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이번 파라과이전 예매 부진도 이러한 여파로 풀이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브라질전 이후 흥미가 뚝 떨어졌다”, “티켓값이 너무 비싸서 차라리 집에서 본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반석은 3만~18만원, 프리미엄석은 32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예매 부진을 단순히 날씨나 일정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과거 벤투호 시절에는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매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러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패하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회복하느냐도 중요한 요소”라며 “이 시기에 단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월드컵 나갔을 때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tvN은 이날 저녁 8시에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본선 대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VS 파라과이'를 생중계한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을 넘어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배정이 걸린 중요한 경기다. 한국은 브라질전 패배로 인해 FIFA 랭킹 하락이 우려됐지만, 오스트리아(FIFA 랭킹 22위)가 루마니아(FIFA 랭킹 51위)에게 충격패를 당하면서 오히려 한 단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