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명 찾은 서울국제도서전, 흥행 이유는 뭘까?

2025-06-23

여성 관람객이 대부분, 책보다는 굿즈 인기

배우 박정민 부스 찾은 동료 박보영도 화제

해외 출판사 참석 저조, 해외 부스도 한산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서울국제도서전이 유례없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폐막했다. 닷새간의 행사를 마치고 22일 폐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티켓이 조기 매진되어 암표까지 나돌았다는 소문이다. 출판계는 여전히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고 아우성인데 국제 도서전에 몰린 구름 같은 인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장을 지켜본 한 출판사 대표는 여성 관람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책보다는 굿즈에 집중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과학이나 아동 도서 출판사들은 소외된 대신에 흔히 말하는 서브컬처 문학 출판사들이 약진한 도서전이라고 분석했다.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아니라 서울굿즈도서전이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굿즈는 인기였다"면서 "책을 굿즈처럼 여기는 독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도서전에서 출판 인플루언서의 힘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느껴졌다"면서 "앞으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1인 출판사 대표로 성장하거나 능력을 발휘하는 마케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판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팬덤이 크게 위력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평산서점을 운영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어른 김장하의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까지 도서전을 찾아서 이목이 집중됐다. 또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팬덤은 출판사 '무제'를 운영하는 배우 박정민이었다. 그의 절친인 배우 박보영이 자신의 SNS에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모습을 공개하여 더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대형 출판사와 중소 출판사의 부스마다 관람객들이 붐볐지만 해외 출판사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해외 출판사의 경우 지난해에는 18개국에서 122개 출판사가 참석했으나 올해는 16개국에서 106개사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극적 지원, 영향력 있는 출판사의 참여 저조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던 서울국제도서전이 어떤 형태로 변신해 갈 것인지 기대할 만한 지난 며칠이었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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