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는 왜 한국 기업 주총서 충격 받았나

2025-03-28

ACGA(99년 설립된 홍콩 소재 국제 비영리 단체), 28일 여의도서 기자회견

"주총 책임지는 사람은 이사회 의장…CEO 주총 의장 맡아 충격"

"주총 참여 않는 이사들, 주주 우려 사항 어떻게 알 수 있나"

"해외서 왔는데 질문 기회 없었다면 주주 권리 침해하는 것"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 주주총회에 참석했다가 충격 받은 일화들을 공개해 주목되고 있다.

아마르 길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CGA) 사무총장은 28일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저희 멤버들이 충격 받은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겠다"며 가장 먼저 상당수 한국 기업의 주총의장이 해당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을 지적했다.

ACGA는 지난 1999년 설립된 홍콩 소재의 국제 비영리 단체로, 기업 의사결정 구조(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표로 한다. 현재 북미 지역 연기금 등을 포함해 101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길 사무총장은 "주주총회를 책임지는 사람은 이사회 의장"이라며 주총의장이 투자자 의견을 듣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통상 CEO는 주총의장에게 '평가'를 받는 존재인 만큼, CEO가 주총의장을 맡는 한국기업 사례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길 사무총장은 "회사 운영 차원에서 주총의장이 투자자 등으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CEO가 잘하고 있는지 들어야 하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놀라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총에 이사들이 출석하지 않는 것도 충격적이라며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 주주 우려 사항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길 사무총장은 또한 ACGA 회원이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주총에 참여했는데, 별도의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며 "질문 기회가 없었다. 먼 곳에서 왔는데 질문할 수 없었다면 주주 권리 침해가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니셔티브"라면서도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 혜택 등을 강화해 벨류업을 도모하는 기업들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길 사무총장은 "주주가치 환원과 관련한 중요한 정책을 입안하려면, 유능한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과 이사회 전략이 재무적 결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사들에 대한 트레이닝이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제도적 트레이닝이 없었다면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다.

이어 기업들이 투자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며 "이사회가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고 경영에 대한 감독 역할을 하려면 소액주주를 포함한 투자자와 진정한 토론을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간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이 굉장히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형사 책임 관련 우려가 있지만,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명시적으로 확립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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