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 맞은 삼성·SK… 리스크 관리 '방점'

2025-12-17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 영업전략 수립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확실한 성장축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 경쟁이 심화할수록 생산 능력 확대 못지않게 첨단 패키징 능력 확보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 관리가 향후 영업 전략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18일 전영현 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열고 AI 수요 급증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HBM 공급 전략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HBM을 기본 전제로 놓은 상태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2026년 이후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리스크 역시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다. 미·중 갈등과 정권 변화, 안보 이슈 등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전면 차단에서 조건부 허용, 관리형 통제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특정 지역이나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나리오별로 수치화해 영업 전략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역시 리스크 관리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DDR4·DDR5 등 범용 DRAM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메모리 시장 전반의 업사이클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HBM 중심의 생산 배분으로 범용 메모리 공급이 타이트해진 데다 서버 수요 회복 기대가 겹치면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가격 상승 기대보다 제품 믹스와 계약 기간 조정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징 역량 역시 내년 영업 전략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GPU와 HBM 생산 능력 자체보다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아이큐브(I-Cube)' 등 첨단 패키징 역량과 캐파가 실제 출하량을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반도체 사업부 영업 전략 기준이 웨이퍼 생산량이 아니라 패키징까지 포함한 물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키징 병목이 발생할 경우 고객 납기와 가격 협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역시 AI 서버 확산에 따른 HBM 수요를 주요 성장축으로 삼으면서도 패키징 캐파와 가격, 정책 리스크 관리를 주요 키워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을 기본 전제로 놓은 상태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내년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미 그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HBM을 성장축으로 하면서도 패키징 역량과 캐파, 가격 환경, 정책 리스크를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