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집은 이제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도 아파트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주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단독주택부터 빨간 벽돌의 빌라, 한옥과 양옥 스타일을 모두 담은 주택 등 다양했다.
신간 ‘건축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다’는 아파트 도시가 된 전국의 주택 풍경에서 벗어나 건축가인 저자들이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자연과 어루어진 집을 궁리하기 위해 틈만 나면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다 만난 집들에 대한 글과 그림을 엮었다. 제주의 바다를 품은 ‘까사 사이아’,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에 대한 오마주인 ‘금산주택’, 100년이 넘은 옛집의 모양과 닮은 ‘도문 알프레’,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숨숨하우스’, 가족 구성원과 기호·취향도 다른 단독주택 아홉 채가 한 건물에 담긴 ‘맑은구름집’, 삼대가 사는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집인 ‘층층나무집’ 등 감성이 물씬 풍기는 집들이 등장한다.
소개된 집들은 어느 곳 하나 같은 데가 없지만 고요히 머물며 온기를 나누는 집이라는 공통적 정서가 흐른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 이것이 집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된다. “집의 온도는 무엇이고, 삶의 온도는 무엇일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멀리서부터 우리를 맞이하던 밥 짓는 연기처럼, 어머니가 끓이는 된장국 냄새처럼, 가꾸지 않아도 편안한 마당처럼, 가족들이 아랫목에 발을 맞대고 하릴없이 떠드는 말의 온기처럼,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교감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모여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에 소개된 집들을 감상하다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되면 과연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 독자마다 대답은 다르겠지만 저자들의 대답은 ‘생각’과 ‘시간’이다. “생각은 자신의 욕망일 수도 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다. 방이나 마루, 마당은 바로 그렇게 생각이 표현되는 공간이며, 그 안에서 가족만의 온기와 시간이 포개지며 시간의 무늬가 새겨지고, 그렇게 집은 시간과 생각으로 천천히 완성된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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