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200) 공주 정안 밤[율·栗]과 순창 동계 밤(2)

2025-12-11

전북도민일보에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이 이번 주로 200회가 되었다. 2021년 첫 칼럼을 시작하였으니 5년째이다. 200회를 맞이하여 잠시 풍수에 대해 잠시 원론적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하다. 이 칼럼의 제목과 주제는 분명하다. 풍수적 관점에서 전북 부흥의 길을 모색하고자 함이다.

산천을 논하는 풍수서 많기가 한우충동(汗牛充棟)이다. 즉 그 많은 풍수서를 달구지에 실으면 소[牛]가 땀을 흘리며[汗], 집에 쌓아 올리면 대들보[棟]까지 닿는다[充]는 뜻이다. 실제 그렇다. 지난 8월 우석대 교수 정년퇴직하면서 많은 책과 논문들은 연구실에 그대로 두고 최소한의 서적만 서재로 가져왔으나 둘 공간이 부족하다.

물론 그 많은 풍수 서적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풍수에 대한 수요가 다르기때문에 풍토에 따라 통용되는 풍수서들이 다르다. 한반도의 경우도 고려와 조선이란 두 왕조에서 ‘국정교과서’로 풍수가 다음과 같이 달랐다. ‘국정교과서’라 함은 풍수 관리가 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풍수서를 말한다. 고려와 조선의 공인 풍수서와 공식 풍수 관리 명칭은 다음과 같다.

조선의 풍수 국정교과서들은 서울대 규장각에 모두 소장되어 있으며 대부분 필자가 번역출간하였기에 그 내용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풍수관련 국정교과서가 달랐다. 이유가 무엇일까? 결정적 이유는 고려와 조선의 통치 이데올로기, 즉 국교가 달랐기 때문이다. 고려는 불교, 조선은 유교를 국교로 삼았기에 풍수 이론도 그에 부응하는 내용을 바뀌어야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과거 성리학을 ‘계급독재’로 하였던 조선왕조와 다르다. 글로벌시대에 맞는 풍수 이론으로 변용(變容)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 불구하고 고려이래 지금까지, 그리고 중국·일본·미국·유럽에서 통용되는 수많은 풍수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탈신공개천명(奪神工改天命)”으로 정리할 수 있다.『장서(금남경)』가 출전이다. “하늘이 하는 바를 빼앗아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운명을 바꾼다!” 뜻이다. 방법은 3가지다.

1) 떠나라.

2) 바꾸어라.

3) 끊고 버려라.

필자가 이 칼럼의 주제를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로 내세우면 일관되게 전북 부흥의 방법으로 제시한 것도 결국 위 3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30만 넘게 ‘희망 고문’만 주는 새만금이 성공하려면 전북의 도청이 새만금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지 못할 바에 포기해야 한다. 온난화로 매년 3mm씩 해수면이 높아간다. 10년이면 3cm이고, 100년이면 30cm이다. 새만금이 바닷물에 잠긴다는 뜻이다. 매립고를 높여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새만금 관계자들은 말이 없다. 또 전주의 명품 음식(cuisine)으로 자랑하는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은 가성비가 낮고 전국적으로 평준화되었다.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고품격화해야 한다. 후백제 도읍지로 전주를 자랑하나 후백제 흔적은 없고, 후백제를 말하는 사람만 많다. 후백제궁궐을 지어야 한다.

공주·부여와 함께 ‘세계유산(World Heritage)’로 지정된 익산 ‘왕도’에 가면 볼 것이 없다. 왕궁5층석탑 터에는 잔디만 깔렸을 뿐이다. 부여는 ‘사비궁’을 지었다. 일본인 관광객들도 찾는다, 마찬가지로 왕궁5층석탑 근처 드넓은 논밭에 궁궐을 지어야 한다. 미륵사지에 새로 지어진 석탑은 있으나, 정작 주인공인 절은 없다. 절을 지어야 한다. 경제가 활성화된다.

지난주에 공주 정안 밤[栗]과 순창 동계 밤의 희비를 이야기하였다. 물론 동계가 자랑하는 밤 품종 ‘옥광’은 경쟁력이 조금 있으나, 타지 밤 생산자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렇다고 순창군과 전라북도 전체가 밤나무를 “자르고 버려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순창군과 동계면의 특산인 ‘밤나무’에 대해서는 새로운 유실수로 바꾸어 특화하면 성공할 수 있다.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밤나무집 아들’로서 필자의 쓰라린 집안 몰락사를 바탕으로 드리는 말씀이다. 그 대안이 유실수 피칸나무였다.

지난 11월, 부영건설 이중근 회장님(대한노인회장 겸임)을 서울 본사 집무실에서 뵈었다. 면담 후 헤어질 때 상자 둘을 주신다. 집에서 와서 풀어 보니 전주 ‘풍년제과’ 제품이었다. 동행한 지인 이야기로는 이중근 회장님이 매달 전주의 명품 ‘풍년제과’ 제품을 구입하여 방문객에게 하나씩 증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김 교수님에게는 2개를 주시네요”라고 동행 지인이 말한다. 갑자기 왜 밤나무와 피칸나무를 이야기하다가 ‘풍년제과’로 이야기가 건너뛰는지 독자들께서 물으실 것이다. 피칸파이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피칸파이는 미국의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음식(cuisine)이다. 추석날 송편과 설날 떡국과 같은 존재이다. 순창 동계의 ‘피칸파이’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김두규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ICOMOS 정회원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