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지열 소장 "자금세탁방지, 지속적 확장될 블루오션 영역"

2025-04-08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 정지열 소장

◆금융권과 핀테크 산업에서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자금세탁방지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2년, 외환은행 본점 영업부 해외고객센터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자금세탁방지 분야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은행 준법지원부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IT 지식과 영업 실무 경험을 겸비한 인재를 물색하고 있었고, 전산실 차장님의 추천으로 제가 그 적임자로 지목되어 자금세탁방지팀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AML(자금세탁방지)이라는 분야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후 금융권은 물론 핀테크 산업 전반에서 AML 시스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심화된 연구와 실무 적용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를 설립하셨는데, 연구소의 설립 목적과 주요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자금세탁방지(AML) 전문 연구기관으로, AML 체계의 고도화 및 선진화를 주요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소는 교육, 연구, 정책 제안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자금세탁방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사항을 비롯한 최신 국제 기준의 분석, 위험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 RBA)에 기초한 내부통제 체계 진단 및 개선 컨설팅, 그리고 관련 법률자문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AML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금융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한양대학교에서 자금세탁방지 및 AI·블록체인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계신데, 이러한 기술들이 자금세탁방지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오늘날 자금세탁 수법은 점차 지능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응 역시 고도화된 기술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은 자금세탁방지(AML) 분야의 핵심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는 특히 이상 거래 탐지(Anomaly Detection), 고객군의 세분화, 행동 기반 위험 예측 등의 영역에서 높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규칙 기반(Rule Based)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해줍니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의 불가역성(不可逆性) 및 추적 가능성(traceable)을 통해 투명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활용한 자동화된 보고 체계는 AML 업무의 실시간화 및 자율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향후 AML 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는 『AML 전문가과정 2기』와 세계 최초 비온라인 『MBA AML 석사과정』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가상자산의 급격한 성장으로 자금세탁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분야에서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상자산 시장의 급성장은 새로운 금융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자금세탁 및 불법자금 유입에 대한 우려를 증대 시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고객확인제도(KYC)'와 '트래블룰(Travel Rule)'의 실질적 이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금융당국과 특정 가상자산사업자 간의 갈등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고객확인제도의 엄정한 적용은 가상자산 AML 체계의 핵심적 기반입니다.

또한, 트래블룰의 이행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구현을 넘어, VASP 간 데이터 교환의 표준화, 공통된 위험 평가 기준의 정립,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제도적 기반과 감독기구의 역량 강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국제적인 정보 공유와 공조 체계의 구축 역시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는 글로벌 자금세탁 리스크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사항이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사항은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체계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확인의무(CDD), 고위험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내부통제 체계의 설계 및 운영 등에 있어 FATF의 기준은 사실상 글로벌 규범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규제 준수에 그치지 않고, ‘리스크 기반 접근법(Risk-Based Approach, RBA)’에 근거한 실질적이고 자율적인 AML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각 금융기관은 위험 식별·평가·대응 역량을 내재화하고, 조직 내 AML 관련 교육과 인식 제고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들 간, 그리고 업종 간 규제준수 수준의 편차가 큰 점은 심각한 과제로 지적되며, 향후에는 업계 전반의 ‘상향 평준화’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감독 당국의 정교한 가이드라인 제공과 함께, 업권별 모범 사례 확산 및 민관 협력 기반의 AML 거버넌스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어떤가요?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에 인공지능(AI), 특히 머신러닝(ML) 기법을 적용하는 것은 기존의 규칙 기반(rule-based) 접근 방식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머신러닝은 대량의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상 거래와의 미세한 차이를 기반으로 이상 거래를 탐지(Anomaly Detection)하거나, 고객의 거래 패턴을 학습하여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기술의 활용에 있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입니다.

자금세탁방지 분야는 법적·규제적 책임이 수반되는 영역이므로,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가 투명하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알고리즘이 특정 패턴이나 고객군에 대해 편향된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정량적 평가 지표와 보정 장치의 병행 개발이 필요합니다. 결국 AI와 머신러닝은 AML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으나, 기술적 정교함과 더불어 제도적·윤리적 설계가 병행되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자금세탁방지(AML)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 간의 상호보완적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 금융기관은 오랜 기간 축적된 AML 관련 경험과 규제 대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면 핀테크 기업은 민첩한 기술 개발 역량과 최신 IT 기반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간의 협력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는 핀테크 기업에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내부통제 체계 설계 및 리스크 식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핀테크 기업은 이에 대한 기술적 구현을 자동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고도화된 이상 탐지 알고리즘 형태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동 교육 및 워크숍을 통해 AML 관련 실무 역량을 상호 공유하고, 실시간 거래 감시 및 리포팅 기법 등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협업 모델은 산업 전반의 AML 대응 수준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특히 AML 인프라 구축에 제약이 있는 중소 핀테크 기업의 경우, 이러한 협력은 규제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데 실질적인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금세탁방지 분야에서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자격증 취득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자금세탁방지(AML) 분야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 인력의 체계적 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역량을 겸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제적·국내적으로 공신력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효과적인 접근입니다. 국제 자격증으로는 ACAMS(Certified Anti-Money Laundering Specialist)와 ICA(International Compliance Association) 인증이 대표적이며, 국내 자격증으로는 성균관대 주관의 K-CAMS와 금융연수원 주관의 TPAC 등이 있습니다.

또한, 교육기관 측면에서는 한양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과정이 운영 중이며,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한림국제대학원대 등에서는 관련 석사학위 과정을 통해 심화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금융연수원, 보험연수원 등에서는 실무자 대상의 단기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수시로 개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AML에 대한 기술적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등과의 융합 역량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효과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위해서는 명확한 거버넌스 체계, 독립적인 컴플라이언스 조직, 실효성 있는 내부 감사 기능이 핵심 요소입니다. 내부통제는 단순한 절차의 문서화를 넘어서, 실제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내재화되어야 하며, 구성원의 준법 의식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다음 달인 5월 13일부터 개정 시행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업무규정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여, 변호사, 공인회계사 또는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 등으로서, AML 실무 경력 2년 이상인 자를 원칙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은행 권의 경우 보고책임자(MLRO)는 반드시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급 이상의 직위에서 임명되어야 하며, 자금세탁방지 지침의 제·개정 시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강화는 자금세탁방지를 조직의 핵심 통제 체계와 연결시키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하여 일반 대중이 인지해야 할 사항이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금세탁은 금융회사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전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관련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무심코 타인에게 제공한 금융정보, 명의 대여, 계좌 양도 행위 등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위에 연루될 경우 자신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 사기, 대포통장 개설, 비대면 계좌 거래, 그리고 가상자산(코인)을 통한 자금이동 등이 자금세탁의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의 경우, 거래의 익명성과 국경을 초월한 전송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불법 자금의 은닉이나 이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높은 주의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일반 대중도 자금세탁방지의 주체로서 기본적인 금융 보안 의식과 거래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지하고, 의심스러운 제안이나 비정상적인 금융활동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미래의 금융 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자금세탁방지 분야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자금세탁방지(AML)는 이제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지속가능 금융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향후 금융 환경에서는 AI 기반의 선제적 리스크 대응 체계, 가상자산 및 디지털 자산에 특화된 AML 프레임워크, 그리고 규제기술(RegTech)의 고도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입니다. AML은 금융 산업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뒷받침하는 기반이자, 기업 평판 및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자금세탁방지 분야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전문성 중심의 블루오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한양대학교가 제공하는 AML MBA를 통해 자금세탁방지 석사 학위를 취득함으로써, 향후 C레벨로의 승진이나 리스크·준법 부문에서의 전문 경력 개발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또한, AML 생태계 진입을 모색하거나 커리어 전환을 고려하는 분들께는 현재 모집 중인 한양대학교 AML 전문가 과정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이 과정은 자금세탁방지 이론과 실무, 최신 기술 및 정책 환경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어, 향후 AML 전문가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께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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