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년 합산 적자' SK하이닉스, 기준 미달에도 밸류업지수 편입

2024-09-25

한국거래소가 지난 24일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지수를 전격 공개한 가운데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000660)가 ‘2년 합산 흑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도 지수에 그대로 편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는 SK(034730)하이닉스가 원칙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지는 못했지만 올해 호실적과 시총 규모, 금융투자 업계 의견 등을 고려해 지수 편입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거래소가 발표한 이른바 ‘5단계 스크리닝’ 기준 가운데 수익성 항목에 부합하지 못했다. 앞서 거래소는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 100개를 공개하면서 △시총 상위 400위 이내 △최근 2년 연속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실시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 증시나 산업군의 50% 이내 △산업군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위상 등의 평가 지표를 활용했다면서 수익성 부문에서도 △최근 ‘2년 연속 적자’나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닌 기업으로만 추렸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 가운데 최근 2년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라는 점이 문제가 됐다. 수익성 항목은 거래소가 밸류업지수 종목을 선별하는 데 있어 시총 규모 다음으로 본 2단계 기준이다. 거래소가 활용한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결 기준으로 2022년 6조 8094조 원의 흑자를 낸 뒤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7조 7303억 원의 손실을 냈다. 2년치 실적을 모두 더하면 9209억 원 영업적자다. 순이익 부문에서도 2022년 2조 2417억 원 흑자, 지난해 9조 1375억 원 적자를 내 2년 간 총 6조 8958억 원의 순적자를 봤다. 원칙대로면 SK하이닉스는 편입 대상이 될 수 없던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한 종목도 아니어서 지수 편입 특례 혜택을 본 회사도 아니다. 애초에 밸류업 조기 공시 특례 대상도 시총, 유동성과 함께 수익성이라는 최소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005930)와 함께 밸류업지수 비중 상한(15%)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이한 초대형주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SK그룹에서 지수에 들어간 계열사는 한 곳도 없게 된다.

거래소 측은 추후 지수 재조정 과정을 감안할 때 SK하이닉스와 같은 큰 기업의 편·출입이 줄 시장 영향 등을 두루 감안해 지수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업황 반등으로 수익성이 확연히 나아졌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도 SK하이닉스의 편입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2조 8860억 원, 5조 4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상반기 만에 이미 지난해 손실액을 뛰어넘었다. 순이익도 1분기 1조 9170억 원, 2분기 4조 1200억 원의 흑자를 냈다. 다만 거래소가 공식적으로 올해 실적을 수익성 지표로 활용하지는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질적 요건을 도입한 만큼 앞으로 지수 재조정 과정에서 시총 상위 기업이라도 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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