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설] ‘푸른 뱀의 해’ 보건의료산업에서 희망을 찾자

2025-01-01

[헬스코리아뉴스] 암울했던 2024년을 뒤로 하고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이 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한국 보건의료산업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되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심어본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 인류는 급격한 의료 환경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운데, 혁신적 신약 개발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명과학의 발전은 단순히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대 초반,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큰 위기이자 기회였다. 우리는 그 위기를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지혜로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산업 기술 수준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올라와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한 평가 결과를 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산업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80%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대비 질환 분야는 80.3%, 산업 분야는 79.1%를 기록했다. 기술격차는 각각 2.2년(질환 분야)과 2.5년(산업 분야)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향후 2년 반 정도면 미국 수준에 안착한다는 의미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유럽, 일본 다음이 한국이다. 이는 글로벌 보건 위기와 고령화 사회 도래, 그리고 혁신적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때 가능하다. 제약바이오는 보건의료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이기도 하지만, 국가 경제력의 판단 기준이기도 하다. 제약바이오가 바로 보건의료산업의 심장인 동시에 국가의 중추적 성장 동력인 셈이다.

때마침 올해는 ‘푸른 뱀의 해’다. 한국에서 ‘푸른 뱀’은 단순한 동물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간략히 보면 건강(재생)과 지혜의 상징이지만, 넓게 보면 자연과의 조화와 변화를 의미한다. 뱀이 허물을 벗는 것도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다.

변화를 통한 발전은 인간의 삶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바이오 기업들이, 혁신 신약은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동아ST와 같은 전통 제약사들이, CAR-T 및 유전자 치료제는 큐로셀과 같은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새해 우리는 한국제약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연달아 품목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공들여 개발한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은 지난해 말 기준 100개가 넘는다. 이들 후보 물질이 향할 곳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시장이다.

그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견인을 통한 민관의 협력이다.

신약 개발 특히, 혁신적 신약의 개발과 완성은 과학적·기술적 도전이자 시간적·재정적 부담과의 싸움이다.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되기까지 평균 10~15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 반면 성공률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을 정도다. 시쳇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따라서 혁신적 신약이 시장에 등장하려면, 당장의 경제적 이익 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기업의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정부의 지원은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야한다. 정부는 민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초기 연구비용을 지원하고,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이를테면 기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 방법이나 후보 물질이 발견되었을 때, 연구비 지원과 규제 완화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지원은 단순한 재정적 투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는 백신 개발,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와 같은 중요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사회적 요구와 연계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바이오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해외 선진국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혁신 신약은 단순히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희귀질환이나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여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그 혜택이 고루 퍼지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선진국의 모습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보유국이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올 한 해 우리는 다가올 변화를 기회로 삼아 또 한 번 퀀텀 점프를 이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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