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론 로젠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LA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지 매체는 이민자 팬을 다수 보유한 다저스가 연고지의 이민자 단속 실태에 대해 입을 닫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LA에서는 지난 7일(한국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군대의 시위대 진압이 격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14일 해병대 병력을 LA 시위 현장에 투입했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시위에 참가한 이민자 출신 민간인을 해병대가 구금했다고 알렸다.
LA에는 지난 11일 일부 도심 지역에 대한 통행금지령이 발효됐다. 통행금지는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적용된다.
다저스의 홈 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은 통행금지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저스 경기가 열리는 중에도 경기장 바깥에서는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10일 경찰들이 오타니 쇼헤이의 벽화 앞에서 시위 진압 장비를 착용하고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도했다.
LA 연고 축구팀인 LA FC와 엔젤 시티 FC는 정부의 시위 진압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지역사회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두 팀은는 “우리 공동체의 진정한 힘은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라고 쓰며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표출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15일 “ICE(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으로 팬들이 공포에 떨고 있음에도 겁쟁이 다저스는 침묵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다저스는 팬덤의 40% 이상이 라틴계라고 자랑하면서도 충격을 받은 지역사회에 위로의 말을 건네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트루 블루 LA’는 과거 다저스가 멕시코 출신 투수인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민자 팬들 덕분에 흥행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대히트로 인해 큰 이익을 얻은 구단은 이제 같은 팬들을 버리고 있다”라고 썼다.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32%의 LA 유권자를 두려워한다”라며 “다저스는 사회적 책임을 포기했고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로 인해 팀을 사랑하게 된 충성스러운 팬들을 실망시켰다”라고 비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 전 “사람들을 데려오고 추방하는 상황이 모두를 불안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솔직히 상황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적으로(intelligently) 이야기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