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한 새벽 심장에 쥐 나는 통증, 숙취 아닌 협심증 일수도

2025-09-09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한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가슴이 묵직하게 눌리고 숨이 막히는 듯 답답하다가 어느새 사라진 경험 있으신가요?

숙취라고 넘길 수 있는 이런 증상은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름도 생소한 ‘변이형 협심증’ 때문입니다.

보통 협심증은 동맥경화 때문에 심장 혈관이 좁아져서 생깁니다. 그래서 운동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처럼 심장이 더 많은 피가 필요할 때 통증이 나타나죠. 주로 나이 든 사람, 고혈압·당뇨·고지혈증 환자에게 많습니다.

그런데 변이형 협심증은 좀 다릅니다. 혈관이 기름때로 막힌 게 아니라 갑자기 혈관이 쥐나듯 경련을 일으키면서 순간적으로 막히는 것입니다. 심장은 잠깐 산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갑자기 아프다가 곧 풀리는 거죠.

일반 협심증은 배관이 좁아져 물이 잘 안 흐르는 상태라면 변이형 협심증은 정상 배관인데 순간적으로 꽉 조여진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왜 하필 술 마신 다음 날일까요.

술을 마시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흔들립니다. 새벽에는 부교감신경에서 교감신경으로 넘어가는 ‘교대 타임’이 있습니다. 이때 혈관이 예민해지면서 경련이 잘 생깁니다.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때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변이형 협심증은 새벽 5~10시 사이에 잘 발생합니다. 낮에 운동하거나 일할 때는 오히려 증상이 잘 안 생깁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증상이 더 잘 찾아옵니다.

증상은 이렇게 나타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게 짓누른다

-땀이 나고 숨쉬기 힘들다

-두근거림, 호흡곤란, 불안감이 동반된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5~10분 내 사라지고, 짧게 실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변이형 협신증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전체 협심증 환자 중 10~20%가 변이형 협심증입니다. 국내 연구에선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5명 중 1명이 해당된다고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은 위염이나 신경성으로 판단해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이게 위험합니다. 증상이 반복되면 심근경색,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금연·절주: 술·담배가 대표적 촉발 요인입니다.

2. 스트레스 관리: 본인만의 해소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3. 추위 조심: 겨울철 이른 아침 운동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4. 약물치료: 변이형 협심증으로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합니다.

5. 비상약 지참: 니트로글리세린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통증이 오면 즉시 사용하세요.

전날 밤 과음은 다음 날 새벽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술잔의 여운은 심장에 오래 남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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