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해도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건강 문제로 고민이 컸다. ‘6주 임시직’으로 시즌 도중 합류했던 라이언 와이스(28)만이 유일하게 제 몫을 했다.
한화는 지난 6월17일 와이스와 6주 총액 10만달러에 단기 계약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의 빈자리를 잠시 메우기 위해서였다. 키 193㎝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와이스는 시속 150㎞대 빠른 공과 스위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투수다. 그러나 선수 경력으로만 봤을 땐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빅리그 경험이 없는 와이스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통산 5시즌 132경기 17승14패 평균자책 4.88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만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에서 5경기에 등판했고, 한화와 계약하기 전까진 미국독립리그에서 뛰었다. 6주간 단기 영입할 수 있는 후보 중엔 준수한 선수였지만, 남은 시즌을 전부 함께 하기엔 불안 요소가 있었다.
와이스는 이 같은 우려를 떨쳐내고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6월25일 두산과 데뷔전에서 6이닝 4안타 2볼넷 7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자신의 강점인 빠른 공과 함께, 지난해 리그를 제패했던 에릭 페디처럼 수준 높은 스위퍼를 던졌다. 한화는 6주 뒤 와이스에게 총액 26만달러 정식 계약을 안겼다.
후반기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한 와이스는 올해 16경기 5승5패 평균자책 3.73의 성적을 거뒀다. 16경기 중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할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좋았다. 훈련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다음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2025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심우준과 엄상백을 발 빠르게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고, 외국인 선수 계약만을 남겨뒀다. 한화의 첫 번째 선택은 와이스였다.
한화는 지난 22일 와이스와 총액 95만달러(계약금 15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옵션 2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와이스는 “저를 믿고 내년에도 한화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한화의 비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6주 임시직으로 한화와 인연을 맺었던 와이스는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받은 유일한 외국인 선수다. 한화는 빅리그 통산 22승을 거둔 하이메 바리아와 외야수 요나단 페라자와 작별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