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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투톱’ 삼양식품(003230)과 농심(004370)의 몸집 차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삼양의 시가총액이 최근 6조 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5월 농심을 추월한 이후 격차가 무려 3배 가까이 벌어졌다. 내수 부진에도 삼양이 ‘불닭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농심의 해외 수익선 다변화는 아직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삼양의 목표가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농심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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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은 6조 1017억 원(7일 종가 기준)으로 농심(2조 1441억 원)보다 2.8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만 해도 농심의 시가총액은 2조 3692억 원(2024년 2월 7일 기준)으로 삼양(1조 3333조 원)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삼양이 처음으로 농심의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삼양은 매분기 가파르게 실적이 성장하면서 이달 6일 시총 6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농심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여전히 시총 2조 원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두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인 원인은 해외 시장이다. 삼양은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해외에서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가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미국 시장조사업체가 진행한 ‘알파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1위에 삼양이 선정될 정도로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다. 이에 힘입어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 공격적으로 입점하면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77%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미국 법인 매출이 6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불닭 브랜드’의 매출을 불닭볶음면의 10배 정도로 높이겠다”며 “라면 뿐만 아니라 소스·만두·냉동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겠다”고 자신했다.
반면 농심은 지난해 내놓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농심 역시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40% 수준으로 삼양에 비해 낮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출시와 더불어 브랜드 인지도 확장을 통한 신시장 개척과 신규 유통망 입점을 추진해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성적표로 인해 두 기업의 주가도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삼양의 주가는 5.88% 올랐지만 농심은 5.75% 내렸다. 특히 삼양은 지난해 매출 1조 7300억 원, 영업이익 3442억 원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80만 원을 돌파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삼양식품 541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순매수 규모 5위다. 반면 농심은 북미 2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부담,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주가 상방이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증권가 목표 주가에서도 삼양과 농심의 희비가 엇갈렸다. 키움증권(039490)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양의 목표주가를 10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높였으며 IBK투자증권은 76만 원에서 108만 원으로 무려 42% 상향했다. 이들 두 증권사는 모두 농심에 대해서는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처럼 새롭게 커버리지를 개시하는 경우에도 삼양은 90만 원대, 농심은 50만 원대를 제시하는 등 두 기업이 차이가 극명해지는 모습이다. 물론 농심이 지난해 2~3분기 실적이 부진해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중남미, 유럽 진출과 신라면 툼바 등의 신제품 효과로 바닥을 확인 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닭 브랜드는 해외에서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소비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담한 시도를 즐기고 자랑하는 국외 트렌드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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