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남미 지역 최초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구축 사업에 참여한다. 미국·유럽을 넘어 중남미에서도 오픈랜 전환 수요를 선점,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매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현지 통신사 리버티라틴아메리카와 손잡고 푸에르토리코 지역에 오픈랜 상용망 구축을 위한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리버티라틴아메리카는 중남미 지역 2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사다. 삼성전자는 87만 가입자를 보유한 현지법인 리버티 푸에르토리코와 협력을 맺고 오픈랜 구축에 필요한 가상화 분산장치와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 등 vRAN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픈랜은 다양한 제조사의 통신장비를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상호 연동해 개방형으로 무선네트워크(RAN)를 구축하는 기술이다. 오픈랜과 연동되는 vRAN 솔루션은 하드웨어에서 수행되던 무선접속망 기능을 SW 방식으로 가상화해 유지보수 비용 절감은 물론 유연한 네트워크 운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가상화 기지국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했다. 미국·일본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스페인, 루마니아 등 유럽 11개국에서 vRAN 기술 기반의 오픈랜 구축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남미 지역 최초의 오픈랜 도입 사례다. 리버티는 푸에르토리코 5G 커버리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두 통신사로 삼성전자와 협력해 5G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를 기점으로 중남미 전역에서 오픈랜 기반의 5G 구축 수요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중남미는 5G 보급 초기 단계로 대부분 국가가 여전히 롱텀에볼루션(LTE)에 머물러 있다. 전체 모바일 가입자의 74%가 LTE며, 5G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300만건으로 전체의 10% 미만에 그친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도 높다. 올해 멕시코, 파라과이,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가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고 페루도 내년 5G 경매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9년에는 5G가 전체 가입자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오픈랜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버티와 함께 푸에르토리코에 오픈랜을 도입해 차세대 네트워크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