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꾼다-제주사진예술제에 부쳐

2024-10-10

김문기 편집국 부국장 겸 서귀포지사장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지난 9월 10일 자살 예방 및 구조 관계자 격려차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들과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선 사진이 공개됐다.

김 여사가 동행한 경찰관들에게 손짓하며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대통령실에서 공개하면서 한동안 논란이 일었다. 김 여사가 민생을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이미지를 전달하는 사진은 수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1973년 퓰리처상을 받은 닉 우트의 ‘네이팜 소녀’로 불리는 ‘베트남-전쟁의 테러’ 사진은 전쟁의 참혹함을 담아 내 베트남 전쟁을 앞당겼다.

사진 속에서 고통에 울부짖고 있는 벌거벗은 소녀는 1972년 6월 AP 종군기자 닉 우트가 촬영한 사진이다. 네이팜탄 폭격을 받고 몸에 화상을 입은 채 도망치는 모습이다. 이 사진 한 장은 전 세계에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하며 반전 여론을 일으켰다.

단 한 컷의 사진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많다.

1987년 6월 연세대학교 교문에서 최루탄에 맞아 정신을 잃은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지난 7월 13일(현지시각)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는 사진이 세계 주요 일간지 1면에 실렸다.

한 총격범의 암살 시도로 총알이 트럼프의 귀를 스쳐 지나갔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고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공중을 향해 치켜들었다. 사진은 파란 하늘에 성조기가 나부끼는 모습을 배경으로 트럼프가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미국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말이 나왔다.

오래된 사진은 추억,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빛 바랜 흑백사진에 담긴 할아버지 할머니의 환갑잔치 모습, 부모님 결혼사진은 자식과 손자들에게 추억을 안긴다.

일출, 노을이 지는 석양 등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모습도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사진 심리상담 분야에서는 상처받은 감정을 치유하는 데 사진이 큰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다.

‘제3회 제주사진예술제’가 12일부터 1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일원에서 열린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가 사진이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예술임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다.

제주사진예술제 기간 제주도사진단체연합전을 비롯해 울산광역시지회 사진교류전, 국제사진교류전, 제주도 학생사진공모전, 포토콘서트, 사진 강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카메라옵스큐라 만들기체험, 카메라 기자재전, 사진도록 무료 나눔, 사진장비 아나바다 직거래 장터 등도 운영된다.

예술제에서는 사진예술의 본질에 대해 학술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사진예술의 흐름과 역할&미래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한 포럼도 열린다.

주최측은 고(故) 문두경 선생의 유작을 만날 수 있는 원로작가 회고전 ‘옛 제주, 기억의 길을 거닐다’ 외에도 제주문화원 협업전시 ‘기록사진전’도 마련했다.

이번 제주사진예술제가 힐링과 감동을 주면서도 때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사진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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