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유명하고 높은 산에는 티아오산공(tiāo shāngōng 挑山工)이라고 부르는 도산공 지게꾼이 있다. 이 지게꾼은 방방쥔(棒棒军 bàngbàngjūn)이라고 불리는 봉봉군(족)하고는 구분된다. 도산공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게 된 것은 펑지차이가 1981년에 쓴 <태산기행문>의 제목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펑지하이는 태산을 소재로 한 유명한 기행문 ‘도산공’을 집필했다. 1983년에는 중국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고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교재로 사용되었다. 중국학자 왕커위(王克煜)는 이 기행문을 야오나이(姚鼐)의 ‘등태산기(登泰山記)’, 리젠우(李建吾)의 ‘우중등태산(雨中登泰山)’, 양숴(楊朔)의 ‘태산극정(泰山极)’과 함께 현대 태산의 4대 명산(名山) 명문(名文)으로 추켜세웠다.
바로 이 기행문이 유명한 작가 펑치(冯骥)를 태안시의 명예시민으로 만들었다. 그는 태산의 웅장함과 승경에 연연하지 않고 짐을 메고 산에 오르는 산사람들에게 눈을 돌리며 그들의 고된 노동과 놀라운 끈기를 묘사하고 산꾼 도산공의 강인한 등반 정신을 칭송했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어떤 일을 할 때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 기행문은 중국 ‘전국 우수 산문상’을 수상했으며 1983년 국어 교과서에 선정된 이후 매년 수천만 명의 어린이가 읽고 있다. 지금까지 거의 2억 명이 읽었다고 한다. 중국 지역 관광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의 90% 이상이 ‘도산공’이라는 에세이를 읽고 태산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매년 수만 명의 아이들이 태산을 여행하고 있으며, 이는 태산의 지속적인 관광객의 원천이 되었다.
그 도산공이 태산에서 시작하여 숭산, 형산, 항산, 그리고 우뚝 솟은 화산이립(華山而立) 화산에도 어김없이 있었다. 그 도산공을 화산 북봉 가는 길에 만났다. “자신의 신체에 의한 정직한 노동으로 정당한 대가만을 받고 삶을 영위하는 진정한 직업인”이라 정의하면서, 자신이 중국에서 만난 수많은 중국인 중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들이라고 했던 도산공. 높은 계단을 봉 하나로 자신의 어깨에 수십kg에서 수백kg 짊어지고 가는 그들을 볼 때 우리의 삶도 되돌아보게 된다.
화산의 도산공,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화산과 함께 시안 아니 중국을 대표하는 직업인이다. 그들의 노고와 숭고한 노동의 가치에 찬사를 보낸다.
권오기 여행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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